[관점뉴스]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추측 난무하는 속사정 알고보니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1.27 07:00 ㅣ 수정 : 2024.02.14 14:01

EU, 대한·아시아나항공 합병 2월 승인 유력해 아시아나 화물사업 입찰 임박
화물사업 부채 1조원 포함해 인수 따른 최소 비용 1조5000억원 넘을 듯
항공사 재무구조 감안할 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응찰 가능성 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에 따른 이해득실 저울질 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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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경쟁당국 EU(유럽연합) 승인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EU에 합병 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과 관련해 누가 새 주인이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EU가 2월 중순까지 승인 여부를 공표할 것으로 예상돼 아시아나 화물사업 입찰도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인수전(戰) 참여 후보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LCC(저비용항공사)가 거론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은 자금조달 능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높은 편이다.  2023년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12조6568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무려 2121%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이자비용은 296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8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은 벌어들인 돈의 상당부분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부채도 만만치 않다.  항공업계는 화물 사업 부채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 정비비 등 사업 인수 및 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할 기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화물기는 총 11대로 기종별로 △747-400 6대 △747-400F 4대 △767-300F 1대다.  유지 예상 비용은 5000억∼7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화물사업 부문 인수에 따른 최소 비용이 1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수 희망 항공사들의 재무상태도 관심을 모은다. 

 

'인수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제주항공은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약 3031억원이다. 이와 더불어 모회사 애경그룹의 투자나 재무적 투자자(FI) 협업 가능성 등이 반영돼 다른 인수 후보 업체에 비해 재원이 넉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맞서 이스타항공은 모기업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안정적인 자금 동원력에 힘입어 또 다른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1월 매각 대금 300억~400억원과 더불어 별도 투자금인 1100억원까지 약 1500억원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그리고 같은 해 말 1조5000억원 대 펀드를 새롭게 마련하는 등 자금 동원 능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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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23일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여행을 재개하는 움직임에 맞춰 개조 화물기를 다시 여객기로 복원하는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이 어느 회사 품에 안기게 될 지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현재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 두고 업계에서는 입찰이 시작되지 않은 데다 이번 사안이 항공업계 최대 화두로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는 점 때문에 유력 업체들이 말을 아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시아나 항공 화물사업 인수에 따른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이 비용적 리스크를 떠안고 인수해야 할 만큼 메리트가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급증한 후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며 현재 하락 국면에 있다.

 

2023년 3분기 화물사업 부문 누적 매출은 1조1354억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20.2%에 이른다. 이는 오름세를 보였던 2021년(72.5%)과 2022년(48.4%)과 비교하면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항공사별 화물수송 점유율이 1위 대한항공에 이은 2위다. 그러나 1위와 2배 이상의 격차가 있다.  한국항공협회가 발간한 ‘2023년 항공통계 국내편’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사별 화물수송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44.2%, 아시아나항공이 20.7%다.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화물기가 총 11대이며 20~25년 정도로 연식이 오래된 기재가 많아 인수하자마자 5대 정도 교체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교체 비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 화물 가운데 여객기 하부 공간에 화물을 탑재하는 ‘벨리카고(Belly Cargo·화물칸)'라면 수익성 면에서 더 좋겠지만 화물전용기는 오로지 화물사업으로 수익을 내야 하다 보니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화물 사업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인수자는 부채를 떠안고 출발하는 데다 화물전용기의 전용 슬롯과 운수권을 확보하고 항공화물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 안정화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기존 아시아나항공 거래선이 대한항공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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