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디지털 노마드’ 삶과 물류의 진정한 매력 (上)
[기사요약]
‘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기기 이용해 공간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 지칭
물류인으로서 과거 글로벌 삼성의 물류 다루다보니 전 세계 돌아다니는 일은 예전부터 일상
현재 베트남 하노이 근처 ‘박닌(Bac Ninh)’에서 물류자동화 관련 비즈니스 일정 보내고 있어..
박닌의 변화된 모습, 베트남의 높은 성장가능성에 주목해야..
VNPost의 물류자동화 설비 운영현황 살펴보고 협업 모색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겸직교수] 2000년대 한때 주목을 받았던 유행어 중에 ‘디지털 노마드’란 용어가 있다.
1997년 Wiley가 출판한 ‘The Digital Nomad’라는 책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디지털(digital)+유목민(nomad)을 합성한 단어로 인터넷 접속을 전제로 한 디지털 기기(노트북, 스마트폰 등)를 이용하여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재택·원격근무를 하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필자에게 ‘노마드’ 생활은 이미 20년 전 삼성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되었고, 물류인으로서 글로벌 삼성의 물류를 다루다보니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은 이미 예전부터 일상이 되었던 것 같다.
• 디지털 노마드 삶, 잠시 들른 베트남 ‘박닌’에서 이어가..
현재는 5일간 베트남 출장 막바지이고, 하노이 근처 ‘박닌(Bac Ninh)’ 시내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호치민 방문은 포워딩 관련 비즈니스가 주였다면, 이번 1월 하노이 방문은 물류자동화 관련 비즈니스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박닌 지역은 중국 국경에 가까운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특히 삼성전자 글로벌 핸드폰 생산기지가 위치해 있어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필자 역시 10여년전 첼로(Cello)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삼성SDS 하노이 물류거점 설립을 목적으로 박닌에 위치한 삼성전자 핸드폰 공장에 3주 이상을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이전까지 삼성SDS 물류사업은 아웃바운드물류, 즉 완제품 물류만 취급하던 때라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인바운드물류, 즉 자재물류를 다루는 나름대로 역사적인 시점이었던 때였다.
당시 오토바이로 가득찬 왕복 2차선 먼지 나는 도로를 달려서 박닌 공장과 출장자들이 묵었던 하노이 호텔을 왔다갔다 했었는데, 이젠 도심과 외곽 모두 4차선, 6차선 도로들도 잘 정비되어 있고, 과거 7~8시간 걸리던 동쪽 하이퐁 항구까지 이제는 고속도로가 생겨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걷다보면 깨진 보도블록이 즐비하고, 왜 아직도 심지어 왕복 6차선 도로의 횡단보도에서까지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아 도로의 질서를 온전히 오토바이 및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간의 자율에 맡길까 하는 의구심은 남아 있다.
박닌 시내도 과거에는 상상 못했던 고층 건물도 많고, 쇼핑몰까지 갖춘 주상복합 건물까지, 이제는 어엿한 근대화된 도시로 변화해 가고 있다.
가장 비싼 주거지는 한국사람들이 절반을 차지한다고 하고, 중심 상업지역은 이곳이 한국인지 베트남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 간판이 즐비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배경을 들어보니 하노이 지역에 1천여 개가 훨씬 넘는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박닌 지역이 베트남 내에서도 정부의 세수가 가장 많이 걷히는 지역이라고 한다.
중국대륙을 놓고 보면 동쪽 끝쪽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60, 70년대 성장을 이끌었다면, 베트남은 반대편 서쪽 끝에서 이제 전자, 반도체 등 현대적인 제조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는 어찌 보면 유사한 대비점을 갖고 있어, 자연스럽게 과거 우리의 성장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다.
최근 미·중 간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노동경쟁력, 지정학적 위치 등 베트남만의 여러 강점을 기반으로 향후 높은 성장가능성을 품고 있어 매우 주목해야 할 지역이 아닐 수 없다.
• 다양한 물류의 디지털 노마드 경험하다 - VNPost의 물류자동화
도착 후 첫번째 일정은 현지 물류자동화 업체와의 미팅이었다.
코로나 이전 지금부터 4~5년 전에 현지 업체 초청으로 VNPost(베트남 우체국)의 택배 분류센터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당시 여러 작업자들이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서 각종 화물상자를 올려놓고 도착지점별로 수작업 분류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이미 한국에서는 일상화되어 있던 자동 소터(sorter) 장비를 통한 분류 자동화 기술을 소개하고,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었다.
이 업체가 베트남의 이커머스 성장과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베트남 소터 시장의 70%를 점유할 정도로 성장하였고, 이제는 베트남 내 자동화 R&D센터도 만들고, 인력도 키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냐는 요청에 대해 협의하는 미팅이었다.
베트남 이커머스 물량의 압도적인 1위인 소피의 하노이 물류센터를 방문해서 이 업체가 구축한 물류자동화 설비 운영현황을 살펴보았고, 이 업체가 준비중인 R&D센터 건물 및 부지도 방문했었다.
R&D센터에 대한 레이아웃과 운영방안 등을 전달하기로 하였고, 이를 통해 확보한 현지 엔지니어링 인력에 대한 트레이닝 및 상호 인력 교류, 더 나아가서 베트남 내 사업기회뿐만 아니라 타 글로벌 사업에 대한 공동 발굴/협업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대화를 나눈 시간이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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