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총통 라이칭더 당선자 "대만해협 평화 안정 유지" vs 중국 "통일 추구"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제16대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5) 총통 당선자는 13일 "대만은 권위주의와 민주주의간 투쟁에서 민주주의 편에 섰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면서 "대만 유권자들은 외세의 개입을 막기 위해 조치를 했고 그 결과는 대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라이칭더의 당선으로 독립·반중 성향의 민진당은 대만에서 1996년 직선제 총통 선거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독립노선의 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한층 긴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은 라이칭더의 당선을 축하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은 그러나 대만 통일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확인했다.
14일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라이칭더 주석은 이날 치러진 총통선거에서 40.05%의 표를 얻어 친중(親中) 성향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득표율 33.49%)를 누르고 당선됐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라이 후보가 558만6019표(40.05%), 허우 후보가 467만1021표(33.49%), 제2 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369만466표(26.46%)를 각각 기록했다고 최종 집계했다. 이번 대만 선거는 예상보다 높은 71.86% 투표율을 기록했다.
친미 독립노선의 민진당을 이끌고 있는 라이칭더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중화민국의 헌정체제에 따라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하겠다"며 대만 독립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등과 존엄이라는 전제 아래 봉쇄를 교류로 대신하고 대항을 대화로 바꾸겠다"며 중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라이칭더 후보의 대만 총통 선거 승리를 축하하며 양안 관계에 있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약속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미국은 양안 관계에 있어 평화와 안정 유지와 이견에 대한 평화로운 해법 모색, 강압과 압박으로부터 자유를 약속한다"면서 "미국은 대만 지도자들과 협력해 우리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에 부합해 오랫동안 이어온 비공식 관계를 심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로 출발 직전 기자들과 만나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 통일을 추구할 뜻을 다시 확인했다. 중국 정부의 대만 사무 부처인 국무원 산하 대만사무판공실(TAO)은 라이 총통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낸 성명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재확인하고 "선거 결과는 양안관계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O는 "최근 8년 간 악화돼왔던 양안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국면을 맞게 됐다"면서 "라이 총통의 당선으로 대만을 둘러싼 군사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령이라며 통일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최근년 들어 항공기와 함정 등으로 침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