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9일 지난해 3분기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1개월 이상 연체채권 규모가 카드대란 이후 가장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1개월 이상 연체채권 규모는 2조1000억원이다. 카드대란 당시인 2003년 3분기 1개월 이상 연체채권 규모는 6조4000억원, 2004년 3분기에는 3조3000억원이었다.
다만 안 연구원은 연체채권 규모보다는 연체채권비율로 건전성을 판단해야 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이 성장하면서 총 채권 규모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대환대출을 포함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6%로 전년 대비 0.6%포인트(p) 상승했다. 실질적인 부실채권의 현황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로 전년 대비 0.4%p 올랐다. 안 연구원은 "평년 수준으로 보면 상단에 위치해 있으나 카드대란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3년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4%였으며 대환대출을 포함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00%였다.
건전성과 유동성의 하락 속도가 급격한 점은 경계할 지점으로 지목된다. 2023년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증가 속도는 2005년 3분기(7.5%, 전년 대비 1.6%p 증가)를 제외하면 가장 빠르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증가 속도는 2003년 이래 가장 급격하다.
전년 대비 카드사 대출 서비스 잔액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금리가 낮은 카드론을 중심으로 상품 판매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와 비례해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늘어났다. 2023년 3분기 대환대출을 포함한 실질연체율은 1.6%이며 이를 제외한 실질연체율은 1.2%다. 대환대출에 기인한 연체율이 0.4%가량 되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원화유동성 비율은 300.1%로 2021년 379.5%를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이 좋지 않고 자금조달이 어려워 여신전문금융사의 유동성 확보는 필수 요소다.
일부 기업의 실질연체율은 KB국민카드 2.0%, 우리카드 2.1%, 하나카드 2.3% 등 위험 수준인 2%를 상회한다. 원화유동성규제비율인 90%를 모두 웃돌고 있으나 카드사별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화유동성비율은 삼성카드 432.3%, 현대카드 374.1%, KB국민카드 342.7%, 신한카드 315.7%, 우리카드 281.6%, 롯데카드 275.9%, 하나카드 272.4%, BC카드 106.5% 순으로 나타났다.
안 연구원은 "여전사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대환대출 잔액 증가와 실질연체율 증가가 만성적 부실로 이어지는지, 개별 기업이 비우호적 업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