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쿠팡·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계, 성장 둔화된 ‘명품시장’ 진출…오히려 지금이 기회
'파페치' 인수한 쿠팡 VS '네타포르테'와 손잡은 SSG닷컴
경기 불황 속 가격 저렴한 '이커머스'가 명품 우위 잡을 수 있어
MZ세대도 명품 소비층으로 급부상…명품 구매 시기 빨라져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명품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명품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기형적으로 형성돼 있어 이커머스 기업들이 진출하기에는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로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기업들이 명품 시장에 진출한 것은 MZ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명품 매장에서 웃돈을 주고 제값에 구매하는 것보다 해외직구 플랫폼 등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커머스 업계들이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에 명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커머스 내 명품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SG닷컴은 명품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글로벌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 ‘네타포르테’의 해외직구 공식 브랜드관을 오픈했다. 네타포르테는 현재 전세계 170여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800개 이상의 여성 럭셔리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SSG닷컴은 네타포르테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독점적으로 전개하는 익스클루시브 컬렉션부터 국내 미발매 신상품 및 한정판 상품을 포함한 20만여종에 이르는 상품을 국내 시장에서 소개한다. 이외에도 더 로우와 로로피아나, 로에베 등 기존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접하기 어려웠던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상품을 믿고 접할 수 있다. 향후 타 플랫폼 브랜드관도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명품 사이트 내 국내 소비자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사업 제휴 요청이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국내 온라인 명품 직구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럭셔리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쿠팡도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를 5억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하며 명품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파페치는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비통, 입생로랑 등 1400개 글로벌 명품브랜드를 전 세계 19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파페치를 손에 넣은 쿠팡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패션’과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할 것으로 점져친다. 지난해에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론칭한 것으로 보아, 향후 명품 카테고리까지 로켓배송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파페치 인수 당시 김범석 쿠팡Inc 창업자는 “파페치는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 시장의 미래임을 보여준 랜드마크 기업”이라며 “파페치는 비상장사로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쿠팡,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계가 명품 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MZ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명품 소비 인식을 조사한 결과, 명품을 처음 경험하는 20대 사회 초년생은 45.6%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기업이 MZ세대를 상대로 명품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인다면,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가격 경쟁력에 이어 ‘신뢰도‘까지 확보한다면, 백화점 및 아웃렛 명품 매장과 충돌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가 명품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점 역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결해야할 과제는 정품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인데, 성공한다면 실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소비자들은 특히 아웃렛 갈 필요를 못 느끼게 될 수 있다. 아웃렛의 경우 이커머스와 마잔가지로 가격은 저렴하게 형성됐지만, 시즌이 지난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오프라인 업체는 온라인과 차별성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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