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대한민국을 역설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위대한 과학자인 아이작 뉴턴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멀리 내다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에 발을 딛고 거인의 어깨를 딛고 앞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행사를 축하했다.
행사에는 김동연 지사를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동연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그리고 권양숙 여사님 또 참석하신 모든 분들 경기도에 오신 걸 환영한다"며 "이 뜻깊은 행사를 저희 경기도에서 열수 있게 돼서 대단히 기쁘고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위대한 과학자인 아이작 뉴턴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가 멀리 내다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에 발을 딛고 앞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김대중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그 거인이 쌓아온 업적과 비전의 어깨 위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개인적으로 저는 22년 전에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실 기회가 있었다. 아주 운 좋게 발끝에서나마 그 어깨 위에서 좁은 시안이지만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행운이 있었다"며 "오늘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의 위기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2009년 돌아가시기 8개월 전 정월 초하루에 아까 많은 분들이 얘기하신 대한민국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와 민생의 위기 그리고 평화의 위기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 뜻깊은 김대중 대통령 100주년 탄생 기념행사를 하면서 우리 앞에 놓인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데 지혜와 용기를 다할 것이라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 또 이와 같은 행사에 있어서 경기도가 참여하고 작은 힘이 될 수 있어서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르겠다"며 "2부 행사는 드라마 콘서트로 준비를 했다. 제목은 '평화의 강 통일의 별'이다. 많이들 봐주셨으면 좋겠다. 정성껏 준비를 했고 그 공연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가졌던 가치와 철학, 비전, 헌신, 열정, 사랑, 용서, 통합 정신을 다시 한번 기리면서 또 본받을 것을 또 우리 후배들이 그 길을 따를 것을 다짐하는 귀한 장이 됐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경기도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하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 문재인 전 대통령도 축사를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함께 하게 돼 매우 감회가 깊다.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 주신 김대중 재단과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 감사드린다"며 "김대중 대통령님은 세계적인 지도자였다. 독재 정권과 맞서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받친 지도자로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다. 오늘 행사에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비롯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축하 영상을 보내 김대중 대통령님의 업적을 함께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걸출한 지도자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에게 크나큰 행운이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시대를 꿰뚫는 혜안으로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곳에서 길을 밝혀주셨다"며 "갖은 시련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행동하는 양심의 표상이 되셨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은 대한민국의 고난과 도전, 승리의 발자취가 됐다"고 말했다.
또 "그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이 전진하는 진보의 역사이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평화를 위해 온몸을 받치셨다. 사상 처음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고 IMF 위기를 국민과 함께 빠르게 극복했으며 사상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며 "또한 많은 핍박을 받았음에도 집권 후 일체 정치보복을 하지 않는 통합의 정치를 펼쳤다. 노벨평화상 수상은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의 업적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은 죽음이 다가온 마지막 순간까지 나라와 국민을 걱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며 비통해 마지않았던 대통령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도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세상을 떠나시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하신 말씀을 잊을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님은 민주주의 위기, 민생 위기, 남북 관계 위기의 3대 위기를 통탄하면서 나는 이제 늙고 병들어 힘이 없으니 젊은 당신들이 나서서 야권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당부는 우리 후배들에게 남긴 김대중 대통령님의 마지막 유언이 됐고 제가 정치에 뛰어들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이 창당 됐고 끝내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님 앞에서 부끄럽다. 대통령님이 염원했던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 민주주의는 다시 위태롭고 국민경제와 민생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얼어붙은 남북 관계와 국제질서 속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적대와 보복의 정치, 극도로 편협한 이념의 정치로 국민 통합도 더욱 멀어졌다.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마주한 위기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민생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축사를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저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기도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님의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온 것이기도 하다"며 "저는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때 김대중 대통령님의 새 정부가 미증유의 경제 위기 속에서 출발했었다. 나라의 존망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님께서는 특유의 뚝심과 지혜로 사람들의 마음을 한 데로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셨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당시 저희 집에서도 금 모으기 운동에 길게 줄을 서서 동참했었는데 지역과 진영에 상관없이 정말 이 나라가 하나가 되는 굉장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그때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모든 국민들과 함께 해내셨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그리고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님께서 계셨다면 꼭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계셨기에 이 위대한 나라가 더 자유로워지고 더 평등해졌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할 것이다"고 강조하며 축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