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매물' 꼽히는 롯데손해보험, 인수후보 많지만…매각가 협상 변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많은 보험사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지만 성사된 건은 하나도 없었다. 올해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매각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준비작업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다. 매각가는 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2019년 JKL파트너스가 지분 인수를 위해 투입한 비용 7300억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 높은 액수다.
롯데손보는 M&A 시장에 나온 보험사 가운데 우량한 매물로 꼽힌다. 때문에 보험업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우리금융지주와 보험계열사가 있으나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있는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가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주사 전환을 선언해 손보사가 필요한 교보생명도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손보는 장기인보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해왔다. 지난해 3분기 누계 원수보험료 1조8270억원 가운데 장기보장성보험은 1조569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6% 성장했다. 장기보험은 IFRS17 하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로 여겨지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하다.
다만 롯데손보의 최근 수년간 실적이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JKL파트너스가 원하는 금액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지난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5%로 나타났다. 또 1변간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해 3분기 2629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하기는 했으나 이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에 따른 실적 감소를 줄이기 위해 소급법을 적용한 영향이다. 전진법을 적용하면 지난해 3분기 누적 57억원의 순손실을 보여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또 롯데손보는 지난해 6월 100억원, 7월과 12월 각각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적정성 개선에 나섰지만 보완자본 의존도가 커져 자본의 질적 측면이 저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완자본이란 자기자본은 아니지만 자기자본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대손충당금, 부채성자본조달수단, 후순위채 등이 해당된다. 보완자본은 리스크 관리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이자상환 부담을 안게 되고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차환발행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다. 롯데손보는 올해 하반기 8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 콜기일을 앞두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롯데손보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장기보장성보험을 확대하며 CSM 규모를 늘렸지만, 전진법을 적용하면 적자인 만큼 매각가가 과도하다고 본다"면서 "하나‧우리금융이나 교보생명 등 중소형 손보사가 필요한 금융사가 관심을 두겠지만 매각가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손보가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입장도 있다. 전진법을 적용한다고 해도 적자 규모는 감소하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지난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5%로 전년 동기 2.4%에 비해 2.6%포인트(p) 상승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CSM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중소형 손보사들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에 2%p 이상 상승폭을 보였다"면서 "매각가에 대한 이견이 크지 않다면 올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