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칼럼] 2024년 K-방산, 글로벌 방위산업의 ‘골든타임’에 올라타라
글로벌 방산시장 급팽창, 경쟁력 인정 받은 K-방산 천재일우의 기회 잡아 빅4 진입해야
[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2년(2022~23)간 연평균 150억 달러 수출(수주 기준), 이미 메이저리그 진입, 자유민주주의의 무기고, 글로벌 방산 골드러시 시대의 최대 수혜국, 수년 내 방산수출 5대 강국 진입 가능” 등등... 국내·외에서 바라보는 대한민국 K-방산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이렇듯, K-방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안보산업’이자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을 넘어 새로운 ‘국가주력산업’으로의 진입, 더 나아가 ‘신냉전’ 시대 우방국과의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국제협력의 외연 확대를 가능케 하는 국가전략 핵심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전 세계적인 군비경쟁 추세 계속돼 글로벌 방위산업 호황세 이어질 전망
산업연구원(2023)에 따르면, K-방산은 2021년 기준 매출 19조원을 기록하였으며, 최근 5년(2017~21)간 연평균 5.7%의 높은 성장세로 기존 국가주력산업인 조선(33조원, -6.4%), 섬유(23조원, -0.1%) 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0년대 중후반에는 명실공히 12대 국가주력산업 반열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금년도 현재의 글로벌 안보 불안을 해소할만한 극단적 조치가 없으면, 전 세계적인 군비경쟁 추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설사 러-우 전쟁과 이-하마스 전쟁이 종전된다고 하더라도, 안보 위협이 큰 동·북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중심의 전 세계적인 군사력 강화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5일 미 의회는 금년도 역대 최대인 8,860억 달러(1.145조원) 국방예산을 포함한 2024 국방수권법안을 확정했다. NATO 회원 31개국 역시 2025년까지 GDP의 2% 이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국방예산 증액이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도 올해 방위비 예산을 7.7조엔(70.8조원)으로 편성해 전년도 6.6조엔을 크게 넘어섰다. 향후 5년(2023~27)간 일본은 GDP의 2% 수준인 43.5조엔(400조원)을 방위비에 투자해 미사일, 방공, 무인기, C4I 등 7대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만도 2024년 GDP의 2.5%인 25.2조원의 역대 최대 국방예산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러-우 전쟁과 이-하마스 전쟁, 중국의 대만 군사위협 등 전 세계에서의 안보 불안은 자유민주주의(미국, NATO, 한국, 일본, 호주 등)와 권위주의 진영(러시아, 중국, 북한, 벨라루스 등) 간 블록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 러시아의 추락과 이스라엘의 저성장에 비해 한국·튀르키예 등 신흥 강국 부상
2024년 글로벌 방위산업을 전망해 보면, 먼저, 기존 방산수출 강국들과 신흥 수출 강국 간 선의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거 5년(2013~17) 대비 최근 5년(2018~22)간 무기시장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러시아는 러-우 전쟁에서 보여준 신뢰도 추락과 미국, NATO의 對러시아 제재 등으로 당분간 과거의 무기시장 점유율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러시아는 세계 2위 방산수출 강국에서 프랑스 등 신흥 강국들에 자리를 내어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둘째,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에 참여하면서 기존 무기수출국에서 향후 무기구매국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관심사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로 이스라엘은 전 역량을 가자 지구 내 하마스 테러집단 타도에 집중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각종 탄약류와 미사일, 주요 무기체계에 대한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주요 수출제품인 레이다, 무인기, 미사일 등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최근 이스라엘 무기수출의 높은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주요국들의 자주국방을 위한 ‘군 현대화’ 추세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러-우 전쟁은 전 세계 주요국들에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전환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가 보여준 한국으로부터의 대규모 무기 구매 계약은 우크라이나 인접국들의 안보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향후 주변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이 높은 동·북유럽과 중동, 아시아·태평양 주요국들은 자국의 국방력 제고를 위한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무기수출은 제품 경쟁력과 함께 기술이전, 현지생산, 공동개발·생산, 수출금융, 대응구매 등 보다 다양하고 충분한 반대급부 제공능력 유무가 성패를 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약해 보면, 올해는 2022년 이후 동·북유럽과 중동, 아시아·태평양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군비경쟁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방산수출시장에서 러시아 등 기존 무기수출 강국의 추락과 이스라엘의 무기수출 성장세 둔화 가능성, 한국, 튀르키예 등 신흥 수출 강국들의 부상 정도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SIPRI 시몬 베제만, “한국은 수년 내 글로벌 무기수출 5대 강국에 진입할 것”
최근 골드만 삭스는 2024년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로 평가하며, 그중에서도 방산주를 최우선순위로 꼽았다. 전차, 자주포, 잠수함, 훈련기, 탄약 등 무기체계 거의 전 분야에서 독자 개발 및 대량생산 능력을 보유하며, 신속한 납품능력, 안정적 후속 군수지원 및 적극적인 반대급부 제공능력을 보유한 K-방산에 대한 전 세계적인 러브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명실공히 K-방산이 ‘신냉전’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방산시장의 새로운 강자’라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다.
산업연구원(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차, 장갑차, 훈련기, 잠수함, 탄약에 이르기까지 10개국 이상에 1,000억 달러 이상의 무기수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폴란드, 루마니아, 이집트, 미국, 영국, 캐나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규모 방산수출 사업을 중심으로 K-방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금년도 K-방산의 놀라운 수출 성장세가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CNN, WSJ 등 해외 유력 방송 매체들은 앞다퉈 K-방산의 수출 급증세를 대서특필해 왔다. 지상과 화력, 방공, 유도, 항공 등 주력 수출제품들의 뛰어난 가성비와 빠른 납기능력을 무기로 러시아와 중국, NATO 주요국들이 장악해 오던 기존 무기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특히, SIPRI 시몬 베제만 선임연구원은 최근 WSJ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수년 내 글로벌 무기수출 5대 강국에 진입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미국·캐나다·중동 등 글로벌 방산시장 진출 확대하려면 적극적인 대안 필요
이에 따라, 향후 한국의 글로벌 방산수출 순위는 이전보다 상당한 상승이 예상된다. 이러한 글로벌 방위산업의 골드러시 시대는 한국 K-방산에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3~4년이 K-방산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골든타임(Golden Time)으로 보인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27년까지 ‘글로벌 방산수출 4대 강국 진입’을 위해 방산기업은 물론 산·학·연·관·군 및 범부처 역량을 총결집해 K-방산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2024년에는 K-방산의 글로벌 방산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다음 과제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 먼저, K-2 전차(150~200억 달러)와 천무(40~50억 달러) 등 폴란드 2차 이행계약 체결을 위한 국회의 ‘수은법(수출입은행법)’ 개정이 조속히 처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이러한 기세를 몰아 제2의 폴란드로 평가되는 미국(T-50, 함정 MRO 등), 캐나다(잠수함), 중동(유도무기, 탄약류) 등의 대형 방산수출시장 확보에 역량을 배가해 나가야 한다.
셋째, 한미 정상이 합의한 상호국방조달협정(RDP-MOU)의 본격적인 협상 시작과 원만한 체결을 통해 세계 최대인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적극 도모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7년까지 방위비 예산을 현재의 2배인 43.5조엔(400조원) 규모로 크게 증액하는 일본 방산시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최근 방산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국내 방산중소기업들의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적극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장원준 프로필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명지대 외래교수, 한국혁신학회 부회장,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前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연구원, 2022년 자랑스러운 방산인(방산학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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