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롯데·신세계·현대, 신년사 키워드 ‘위기 돌파’…같은듯 다른 ‘경영전략’ 내비쳐
경기 침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유통업계 올해도 '먹구름'
롯데·신세계·현대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변화·혁신' 강조
새롭게 사업 구조 개편하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할 것 당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주요 유통업체 총수들이 한 해의 계획과 비전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올해 경영전략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들의 신년사는 '위기를 돌파하자'는 메시지를 공통으로 담았다. 핵심 경영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올해 유통업계는 혁신을 통한 변화를 위한 사업구조와 조직 개편, 시장 다변화 등의 일대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은 올해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유통업계 경영 환경에 먹구름이 짙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주요 3사 총수들이 올해 경영 키워드로 '변화'와 '혁신'을 선택한 것도 위기 돌파전략의 하나로 평가된다. 새로운 관점에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거 성공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혁신을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재도약을 위해 각 사업 영역의 핵심 역량을 고도화하라"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과감히 개편해 줄 것"을 주문했다.
창의적이고 실행력이 강한 조직문화 구축도 요구했다. 신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혁신을 지원하고 새로운 시도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조직 내 실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ONE LESS CLICK'을 핵심 화두로,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을 당부했다. 'ONE LESS CLICK'은 '단 한 클릭의 격차'를 뜻한다. 즉,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경쟁사와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정 부회장은 "그룹 전체의 효율과 시너지 핵심이 ‘ONE LESS CLICK’인 만큼, 이를 업무 방식의 전반에서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달라"면서 "고객 가치 실현과 신세계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기고, 불필요한 것은 모두 덜어내달라"고 말했다.
이를 검토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한 층 더 깊이 들여다보는 'ONE MORE STEP'을 제시했다. 특히 조직원 간 경영 의사 결정 순간에도 순간마다 한 발짝 더 들어가 잠재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점을 철저하게 따져보는 치열함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성장 메커니즘' 목표로 비즈니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성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구상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더 적극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비즈니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고객과 고객사의 가치를 중심으로 혁신을 지속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리더는 구성원이 스스럼없이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과정도 함께해 나가야 한다"면서 리더와 구성원 역할의 중요성해서도 언급했다.
주요 그룹 총수가 '변화'와 '혁신'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올린 것은 유통업계가 더 이상 점포수와 가격 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 "유통업계가 이번 신년사에서 공통으로 '혁신'과 '변화'를 내세우는 것은 그만큼 유통업계가 어렵다는 의미"라면서 "특히 오프라인이 중심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혁신과 변화를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각오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 통화에서 "과거 유통업은 부동산 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점포수와 가격에서 우위를 선점하면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제는 남들과 다른 경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올해가 이들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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