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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사례분석

CJ CGV, 허민회 대표의 발상의 전환이 성과 거둬...코로나 불황 속 '수익성 제고' 보다 'ESG경영 강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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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림 기자
입력 : 2023.12.28 17:26 ㅣ 수정 : 2023.12.28 17:48

허민회 대표, 코로나 생존위기 속에서 돈을 버는 목표 세우기보다 ESG경영을 강화
2023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A 획득…환경·사회 부문 평가도 두 단계씩 상승
2분기부터 흑자전환되는 등 실적개선 흐름도 뚜렷...CJ(주) 주가 'V 반등세' 요인 분석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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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회 CJ CGV 대표. [사진=CJ CGV/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영화업계는 지난 5월 코로나19 팬데믹이 공식종료되기까지 3년 동안 전례 없는 위기를 겪었다.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 CJ CGV는 그러한 위기의 한 복판에서 오히려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당장에는 수익성을 높여주지 못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코로나가 절정이었던 지난 2020년 12월에 취임한 허민회 대표가 발상의 전환을 주도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를  ‘ESG 선도 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CJ그룹 내 ‘해결사’로 평가받는 허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CGV를 정상화 하라”는 특명을 받고 부임했다. 이후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컬처플렉스로 성장하겠다’는 지속가능경영 비전을 수립하며 ESG 경영을 실천해 왔다. 불황 속에서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 다소 공허한 경영 목표처럼 비춰질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CJ CGV는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3년 KCGS 평가 및 등급 공표’에서 올해에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종합등급 A를 획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 부문은 A등급, 사회 부문은 A+등급, 지배구조 부문은 B+등급으로 고르게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해에는 종합등급 B+,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B+ 등에 그쳤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환경과 사회 부문이 전년 대비 두 단계씩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KCGS의 ESG 평가모형이 글로벌 기준으로 개편되면서 난이도가 대폭 상승한 가운데, 환경과 사회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종합 등급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CJ CGV는 지난 2분기부터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 개선 흐름을 타고 있다. CJ CGV의 실적 개선이  CJ그룹 지주사인 CJ㈜의 주가가  V자 반등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낳고 있다.  친환경 및 사회적 가치 추구라는 ESG경영 강화가 이 같은 실적 개선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는 산술적으로 계산하기 어렵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극장산업 자체가 생존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불가능한 '수익성 제고'를 추구하기보다는 'ESG경영 강화'를 통해 체질개선을 이뤄낸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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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의 ESG평가 조정 내용. [표=뉴스투데이]

 

■ 환경부문 등급 상승엔 '필환경 경영'이 주효…다회용 컵 도입부터 재활용 팝콘 용기까지

 

환경 부문 등급 상승은 ‘필(必)환경’ 경영을 전개한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필환경이란 반드시 ‘필(必)’과 환경의 합성어로, 친환경을 넘어 이제는 필수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 대표가 지속가능경영 비전과 목적 달성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부문 중 하나다.

 

먼저 다회용 컵을 도입했다. 고객이 매점에서 탄산음료를 구매할 때 다회용 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높였다. 다회용 컵은 영화 상영 종료 후 퇴장로 및 로비에 비치된 수거함에 반납하면 된다. 다회용 컵은 철저한 위생관리를 거친 후 재사용된다. 

 

다회용 컵을 영화관에 도입하기에 앞서 임직원들은 용산에 위치한 본사 사내 카페의 일회용기를 100%로 다회용기로 전환하며 사전 준비 과정을 거쳤다. 고객이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임직원이 먼저 앞장서서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외에도 재활용에 용이한 그린실드로 팝콘 용기를 제작했다. 그린실드는 한국제지가 자체 개발한 친환경 포장재로, 일반 종이와 똑같이 재활용되고 땅속에서 자연 분해된다. 최근에는 종이 빨대를 시점 도입하는 등 영화관 다회용기 도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폐기물 감축 및 분리배출 강화를 위해 힘쓴 결과, 지난해 일회용컵 사용 감축량이 무려 23만578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CGV는 앞으로도 기업들의 ESG 경영 협력과 함께 고객이 친환경 소비를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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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팝콘 용기를 재활용 용이한 친환경 소재로 변경했다. [사진=CJ CGV]

 

■ '온기우편함' 등 독창적 아이디어 담은 사회공헌활동도 눈길…사회적 안전망 역할 '톡톡'

 

CJ CGV의 남다른 사회공헌활동도 눈길을 끌고 있다. CJ CGV는 영화관 최초로 ‘온기우편함’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온기우편함은 익명으로 고민을 담은 편지를 작성 후, 답장을 받을 주소지를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위로가 담긴 손편지를 받아볼 수 있는 비영리 활동이다. 

 

지난 2022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CGV 온기우편함을 통해 전해진 고민 편지는 총 4891통에 달한다. CJ CGV의 임직원 역시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매년 온기우체부로 변신해 손편지로 답장을 전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안적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가치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치봄은 영화 시·청각 정보를 음성 또는 자막해설로 삽입해 상영하는 서비스다. 시·청각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2022년 말 기준 참여자수는 23만5000만명에 달한다. 

 

‘두근두근 영화학교’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화와 연계한 교육 체험활동도 제공하고 있다. 영화 속 핵심 키워드와 학교 교과목 단원을 직접적으로 연계한 교육 방안도 제공한다. 올해는 7월까지 106번의 특강을 진행했으며, 1만50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한 결과, CJ CGV는 환경 부문을 두 단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 ESG경영 목표는 지속가능한 즐거움, MZ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로 보상받나

 

“앞으로도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목표로 ESG 경영을 강화하겠습니다”  

 

허 대표가 첫 ‘CJ CGV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강조한 말이다. CJ CGV가 내년에도 지속가능경영에 드라이브를 건다.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경영을 위한 실천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환경 관점에서는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사업장’, 사회 관점에서는 ‘공동체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과 ‘누구나 즐거운 문화 공간’으로 도약한다.

 

조정은 CGV ESG경영팀장은 “CGV의 모든 임직원이 함께 ESG 실천 역량에 집중한 결과,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통합 A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목표로 다양한 형태의 ESG경영을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CJ CGV의 ESG경영 강화가 MZ소비자들의 '착한 소비'로 보상받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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