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원전, 올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점유율은 4년 만에 최저치 기록
우리나라는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세 배로의 확대와 2050년까지 원전 세 배로의 확대를 동시에 선언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적 방점은 원전에 좀 더 놓여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원전 시장 현황을 자세하게 정리한 보고서가 발간되어 이를 중심으로 하여 국별 현황을 살펴보고 특히 가장 중요한 이슈인 원전을 둘러싼 비용 관련 여건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2월 초 전통적인 원전 강국인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원전 관련 컨설팅 기관의 글로벌 원전 현황 보고서가 발간되어 이를 중심으로 전세계 원전 상황을 살펴본다.
2023년 7월 1일 현재 전세계 32개국에서 장기 가동 중단을 제외하고 총 407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인데, 이는 2022년보다 4기가 적고, 1989년보다 11기가 적으며, 2002년 최고치인 438기보다 31기가 적은 규모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명목 순 원자력 발전 용량은 368GW로 감소하였는데 한 해 동안 5.3GW가 추가되어 2006년 기록인 367GW보다 1GW 증가했으나 2023년 중반에는 364.9GW로 다시 감소했다.
• 금년에 글로벌 원자력 발전은 사상 최저치로 감소
지난해에는 전세계적으로 신규 원전 7기가 전력망에 연결되었고 5기가 폐쇄되었던 반면, 금년 상반기에는 4개의 신규 원전이 가동을 시작하고 5개의 원자로가 폐쇄되었다.
2003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동안에는 전세계적으로 99개의 원전이 새로 가동된 데 반해 105개가 폐쇄되었다.
한편 중국에서는 49개의 원전이 가동되었고 폐쇄는 없었던 반면, 중국 외 지역에서는 55개의 원전이 순감소하고 용량은 24GW가 감소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2년 9월까지 일본의 원자로 33기를 전세계 가동 중 원전 수에 포함시켰지만, 이 중 10기만이 실제 재가동되었고 23기는 2013년 이후 전력을 전혀 생산하지 않았다.
2023년 중반, IAEA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인도의 원자로 4기와 함께 이 23기를 가동 중단 이후 소급하여 가동 중인 원자로 목록에서 빼고 ‘가동 중단’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전세계 원전의 감소로 인해 원전 발전량은 4% 감소했으며, 중국 외 지역에서는 5% 감소하여 1990년대 중반에 마지막으로 기록된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22년 전세계 상업용 총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를 기록하여 2012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1996년 최고치인 17.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주요국, 전반적으로 원전 축소
주요국별로 살펴보면 프랑스의 금년 원전 발전량은 1990년 수준 이하로 떨어져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전력 순수입국으로 전환했다. 기록적인 손실과 전례 없는 순부채 수준(2023년 중반 기준 700억달러)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공기업 EDF는 국유화되었다.
프랑스의 원전을 통한 전력생산량은 2010년에 비해 129TWh 급감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독일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자력 생산량에서 잃은 100TWh보다 훨씬 큰 규모이다.
한편 독일은 2011년 최종 탈원전 정책이 결정된 지 12년 만인 2023년 4월 15일 마지막으로 가동 중인 세 개의 원자로를 폐쇄하였다.
벨기에의 경우 원전 1기는 2022년 9월에, 다른 1기는 2023년 1월에 폐쇄되었으며 나머지 5기 중 3기는 2025년까지 폐쇄될 예정인데 가장 최근에 가동된 2기의 원자로는 2035년까지 가동이 연장될 예정이다.
영국에서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9기에 불과하다. 반면 힝클리 포인트 C에 건설 중인 신규 원전 2기에 대한 비용 추정치는 2023년 2월에 440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56조3455억원)로 증가했으며, 전력망 연결은 2027년 6월로 연기되었다.
미국의 경우 상업용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 비중은 18.2%로 감소하여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간의 건설 끝에 보글 발전소의 신규 원자로 2기 중 첫 번째 원자로가 2023년 4월에 전력망에 연결되었는데 두 원자로의 비용 추정치는 350억달러(약 44조8200억원)를 초과한다.
• 러시아, 국제 니치 마켓을 계속 장악 중
2023년 중반 기준으로 중국이 가장 많은 원자로를 건설 중(23기)이지만 해외에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지는 않다.
반면 러시아는 24기의 원자로를 건설 중이며, 이 중 19기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7개국에서 건설 중으로 국제 니치 마켓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2022년에 10기에 이어 금년 상반기에 3기의 원자로가 착공될 예정인데, 이 중 7기가 중국에 있다(2022년 5기, 2023년 2기).
그러나 러시아에서 현재 진행 중인 58개 건설 프로젝트 중 최소 24개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초 러시아는 16기의 원전을 전력망에 연결할 예정이었지만, 이 중 7개 원전만이 발전을 시작했다.
다음 편부터는 주요국별로 자세한 상황을 살펴보고 이어서 원전의 비용 관련 환경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