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대전 (16)] 배터리 가격 하락, 올 상반기 전세계 68개 천연가스 발전소 프로젝트 취소로 이어지다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12.04 00:30 ㅣ 수정 : 2023.12.04 00:30

[기사요약]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올 상반기에만 전세계 68개 가스 발전소 프로젝트 취소
미국, 2022년에 ‘전력설비 건설중 및 허가 비중’에서 배터리가 천연가스 발전설비와 골든 크로스
가스 발전소 채산성 악화에 따라 선진국 전력거래 체계도 변화 중
향후에는 전기차도 ESS로서 전력공급원 역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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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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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루카스 카운티(Lucas County) 소재 최신 천연가스 발전 설비 [출처=오하이오주 오레곤 경제발전 펀드]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로이터는 11월 말 발전설비 관련 다수의 글로벌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결과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전세계적으로 68개의 가스발전 프로젝트가 취소되었다고 보도했다.

 

석탄발전과 함께 특히 최근 글로벌 에너지 전환 추세를 타고 친환경 발전원으로 부각된 천연가스 발전소가 배터리 가격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 배터리 가격 하락, 천연가스 발전소 프로젝트를 취소시킬 정도

 

특히 최근 취소된 프로젝트 가운데 미국 뉴저지의 경우 재정적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낮은 전력 가격과 정부 보조금의 부재로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영국의 칼튼 파워(Carlton Power)는 맨체스터에 건설 예정이었던 8억파운드(약 10억달러) 상당의 가스 발전소 건설계획을 취소한 반면 같은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ESS 설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칼튼 파워의 담당자에 따르면 가스 발전소가 1990년대 초에는 기저부하로 가동되었지만 현재는 40% 정도만 가동 중이며 향후 10년 내에 11~1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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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칼튼 파워(Carlton Power)는 지난 7월 맨체스터 BESS(battery energy storage scheme) 계획 승인을 획득했다. Trafford BESS 프로젝트는 2025년 4분기에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Carlton Power]

 

미국의 화석연료 총발전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요가 회복되어 저탄소 배출 발전설비의 건설을 앞지르면서 지난 3년 동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이제 향후 10년간 천연가스 발전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태양광은 풍력이 매년 신규 설치 용량의 100%를 차지할 수는 없지만, 미국의 재생에너지 건설은 현재 천연가스의 약 5배에 달하는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의 용량과 발전량을 모두 초과할 만큼 빠르게 건설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ESS가 천연가스 발전설비를 초과하는 골든 크로스는 이미 지난해에 일어났다.

 

<미국의 연도별 전력설비 건설중 및 허가 비중(2009~2022)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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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녹색은 태양광과 풍력, 파란색은 천연가스 그리고 보라색은 배터리 ESS를 표시 [출처=Bloomberg]

 


• 재생에너지 발전의 증가와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력시장 제도도 변화 중

 

리튬이온 배터리 비용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킬로와트시당(kWh) 151달러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발전량도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는데 싱크탱크인 Ember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은 2022년 EU 전력의 22%를 공급하여 2016년 대비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처음으로 가스 발전 비중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가스 발전소의 경제성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이다. 따라서 수익 확보와 관련된 내재적 위험 때문에 현재 수익 확보 없이는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되었다.

 

가스 발전소가 20년 이상의 내구연한((耐久年限)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된다고 가정하는 재무모델은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대신 피크 수요 시간대에 어느 정도 가스발전이 필요한지 예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정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수익이 보장되는 발전소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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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 시스템 [출처=DNV]

 

유럽에서는 전력용량 시장을 통해 백업 발전소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경매 시장에서는 전력 생산자가 백업 공급자가 되기 위해 입찰을 한다.

 

영국은 2014년에 이 제도를 처음 도입했으며 이후 12개 이상의 국가가 유사한 제도를 도입했다. 백업 발전으로 선정된 발전소는 피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단시간에 발전소를 가동하거나 다른 발전소의 정전에 대비하거나 풍력 또는 태양열 발전의 간헐성을 보상하기 위해 발전소를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용 지불은 가스 발전소의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수익을 보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게 된 것이다.

 

문제는 ESS 사업자뿐만 아니라 지역/국가간 연계 송전사업자(interconnectors)들도 이러한 경매에 참여하여 계약을 따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 전기차도 가까운 장래에 ESS로서 중요한 전력공급원 역할 기대

 

또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다른 개발로 인해 백업발전소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 가까운 장래에는 실제 발전설비를 보유하지 않지만 마치 발전소처럼 기능하는 이른바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가 등장할 것이다.

 

VPP란 정보통신기술 및 자동제어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곳에 위치한 분산에너지 자원을 연결‧제어해서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기차는 이러한 VPP 시스템을 통해 수요가 약할 때 충전한 다음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거나 전력망으로 전력을 다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발전소(VPP)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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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 소프트웨어 플랫폼 Kaluza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반적인 전기차는 평균적인 현대 가정에 이틀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로 90%의 시간을 주차된 채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4천만대의 전기차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럽 지역 가스 발전 용량의 약 3분의 1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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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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