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큐텐 지분매각 무산…우선협상자 물망 오르는 곳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SK스퀘어가 큐텐과 11번가 매각 협상을 중단하자 새로운 협상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후보로 11번가와 전략적 협업 관계에 있는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 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 등이 거론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최근 큐텐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18.18%를 큐텐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넘기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치앤큐 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2018년 5000억원을 투자하며 11번가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투자 약정상 조건은 '5년 내 기업공개(IPO)'였다. 그러나 경기 침체 등으로 IPO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약속한 기한(2023년 9월 30일) 내 11번가의 상장은 물거품이 됐다. 이에 지분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한 상황이다.
그 중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큐텐과 협상이 무산되면서 SK스퀘어는 새 투자자나 지분 인수 희망자 물색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주목하고 있다. 만일 아마존 또는 알리바바가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양사의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11번가의 점유율은 7%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당한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11번가를 인수할 만큼 현금 여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여력을 가진 기업들과도 11번가 기업가치를 두고 의견 차이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11번가에 새 투자자나 지분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FI가 콜옵션(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스퀘어가 원금 5000억원에 연 3.5% 수준의 이자를 더해 FI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안이다. 또는 FI가 드래그얼롱(동반 매도 청구권)을 통해 자기 지분과 함께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시장에 팔 수 있다. 즉, SK스퀘어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 매각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SK스퀘어도 11번가에게 수천억원을 지원하기 어려워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결국 FI에게 IPO 기한 연장을 요구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11번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스퀘어 측은 큐텐과의 협상 결렬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