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양종희 회장’ 체제 돌입···인사·신사업 등 관심
양종희 내정자 21일 KB금융 회장 취임식
그룹 핵심 보직 거쳐 얻은 전문성 돋보여
‘변화냐 안정이냐’ 계열사 CEO 인사 돌입
비은행·신사업·글로벌 등 경영 과제 산적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총자산 716조원으로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이 9년 만에 새 수장을 맞으면서 조직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앞으로 KB금융을 함께 이끌어갈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사업 발굴 등 당면한 과제가 산적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이날 끝나고, 양 내정자는 21일 취임식부터 3년의 임기가 시작된다.
KB금융 회장이 바뀌는 건 9년 만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KB금융 회장에 취임한 뒤 2017년과 2020년 각각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선 윤 회장이 한 번 더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차기 회장 후보 결정 과정에서 용퇴 의사를 밝혔다.
양 내정자는 1989년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 입행 후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다. 2008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경영관리부·전략기획부 부장에 이어 전략기획담당 상무, 부사장도 거쳤다. 2016년 KB손해보험 사장, 2019년 그룹 보험부문 부문장에 이어 2021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양 내정자는 은행과 비(非)은행 분야에서 골고루 쌓은 전문성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오랜 기간 국민은행에 몸담으며 금융과 재무 역량을 키웠고, 보험 계열사 수장 등을 지내며 비은행 전문성도 겸비했다는 평가다.
KB금융 회장이 바뀐 만큼 조직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이는데, 변화의 폭이 얼마나 클지가 관심사다. 당장 KB금융 계열사 11개 중 9개 CEO 임기가 올 연말 끝난다. 양 내정자는 취임하자마자 이들 계열사의 사업 성과나 추진 계획 등을 따지며 연임 또는 교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장 주목받는 건 다음 달 2년의 임기가 끝나는 이재근 국민은행장 거취다. 통상 시중은행장이 ‘2+1(2년 임기 후 1년 연임)’로 가는 경우도 있어 임기가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양 내정자가 파격적인 세대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점치는 시각도 공존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거의 모든 시중은행장이 교체된 걸 생각하면 국민은행도 연임을 장담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결국 안정이냐 변화냐를 선택해야 하는 건데, 요즘 분위기를 고려 안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양 내정자의 경영 스타일이 드러날 것이란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KB증권·KB국민카드·KB손해보험 등의 계열사 수장도 줄줄이 연임 시험대에 오른다. 최근 금융그룹들에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성 제고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심도 깊은 인사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이 만든 3명의 그룹 부회장직을 유지할 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양 내정자와 부회장직을 맡았던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양 내정자가 부회장직 대신 부문장으로 개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 내정자는 계열사 CEO 인사 등 조직 개편을 마친 후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그룹을 이끄는 만큼 성장성에 방점을 찍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양 내정자의 비은행 확대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3460억원을 시현했는데, 국민은행이 2조8554억원으로 65.7%를 차지한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은행-비은행 비중을 6:4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는데, 양 내정자도 이 목표치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강화와 비금융 신사업, 글로벌 강화 등 당면한 과제가 산적했다. 특히 글로벌 분야는 윤 회장이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지만 KB금융의 세계 순위는 60위”라며 임기 중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기도 했다.
양 내정자는 지난 9월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선정 당시 “KB금융이 지금까지 재무적 가치에서 1등 금융그룹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모범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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