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가 26일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올해 국정감사 일정이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대상 부처 현안에 대한 위원들의 송곳 질의가 예상된다. 늘어나고 있는 국가 채무와 세수 결손, 경제 성장률 같은 나라 살림 문제를 비롯해 전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등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각 부처 장관을 비롯해 실장·국장 등의 관계자가 기관증인으로 참석한다.
나라 살림을 담당하는 기재부를 대상으로는 국가채무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10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연간 전망치(1101조7000억원)를 넘어선 규모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나랏빚이 증가한 걸 두고 여당에서는 ‘전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 때문이라는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채무 억제를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와 세수 부족 사태 역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올해 59조1000억원의 세수 펑크에서 법인세 펑크는 25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부자 감세’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선 대내외 불확실성 영향이라는 여당과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야당의 주장이 격돌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올해 한국의 경제가 하반기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는 반면 야당은 ‘상저하저(上低下低)’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올 3분기 GDP 성장률은 0.6%로 1분기(0.3%)와 2분기(0.6%)에 이어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4%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도 주요 쟁점이다. 앞서 정부는 총 696조900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보다 18조2000억원 늘었지만 지출 증가율은 2.8%로 2005년 재정 통계 정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 대비 5조2000억원 줄어든 25조9000억원으로 책정한 걸 두고 격론이 예상된다. 제대로 된 R&D를 위한 예산 구조조정이라는 주장과 기준 없는 예산 삭감이라는 주장이 맞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을 대상으로는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두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최근 감사원이 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들과 경제수석,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부동산 통계 조작에 가담했다고 발표한 게 시발점이 됐다.
이에 대해 여당은 통계 조작이 사실이라면 ‘국기 문란’이라며 총공세에 나섰고, 야당은 감사원의 발표가 ‘전 정부 흠집내기’라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종합감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회 기재위는 이날 종합감사를 마친 뒤 오는 27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조폐공사·한국투자공사·한국재정정보원·한국원산지정보원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