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필리핀, 아닐라오 3-9, 필리핀 바다 속에서 만난 해삼은 먹고 싶지 않아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Ligpo Pinacle”에서는 다이빙은 조류가 없어서 그랬을까, 편안하게 다이빙을 즐기면서 평소보다 많은 종류의 물고기와 산호를 관찰했다.
앞으로 나아가자 리본장어가 보인다. 이 녀석은 지난번 다이빙 때 몬테칼로 포인트에서 처음 보았던 녀석인데, 여기에서도 살고 있었다. 푸른색의 몸통 때문에 금방 눈에 뜨인다.
잔압계를 보니 출수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얕은 수심으로 올라가는데 서 대표가 뭔가를 보고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해삼이다. 필리핀 바다에서도 가끔 해삼을 볼 수 있는데 해삼의 크기가 우리나라 바다에서 보는 해삼과는 엄청 차이가 난다. 모양도 상이하고. 필리핀에서도 해삼을 식용으로 사용한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요리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필리핀 바다에서 본 해삼의 크기와 모양을 보면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나지 않는다.
(20여 년 전에 가족여행으로 사이판에 간 적이 있다. 가기 전에 사이판에 먼저 다녀온 선배 한 명이 “사이판 앞바다에는 해삼이 널려 있어서 초고추장만 가지고 가면 해삼 파티를 한다”고 얘기하길래, 순진한 필자는 그 말만 믿고 초고추장을 가지고 갔는데 스노클링을 하다가 해삼이라고 생각되는 물체를 본 순간 그것은 먹기에는 너무 크고 징그러워서 포기한 적이 있다. 아무리 선배 말이라도 새겨 들어야...^^)
위 사진에서 보듯이 해삼은 자신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면 항문으로 내장을 빼서 공격하는 식으로 자신을 방어하는데, 해삼 내장의 독은 사포닌계 독으로 물고기들에게는 매우 강하다고 한다(사람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한다).
잠시 후, 일행은 안전정지 수심으로 가서 3분간 대기 후에 출수했다. 일행 중에는 이날 Open Water 다이버 실습 과정을 마치는 학생 다이버가 있었는데 수중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유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배 위로 올라와 공기통의 잔량을 확인하니 20바 정도가 남아 있었다. 수면에는 약간의 파도가 있었지만 조류가 없는 바다에서 40분간 편안한 다이빙을 하였고, 공기도 거의 소모한 상태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올라왔다.
약 1시간 정도의 수면 휴식 후에 일행은 다시 근처 바다로 입수했다. 이번 포인트는 수중 동굴이 있는 “Ligpo Cave”. 글자 그대로 작은 동굴이 있는 포인트라고 하며, 동굴 아래에서 보면 동굴 위쪽으로 어른 한명이 빠져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한다. 동굴이라고 하니 사이판의 ‘그로또 포인트’가 생각났다.
“Ligpo Cave”에서의 다이빙 시간은 45분, 최대 수심 23.2m(평균 수심 10.3m), 수온 28도, 수중 시정은 보통이었다. 수면 휴식을 하는 사이에 시정이 좋아졌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