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다올투자증권은 20일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지만 시장에 보내는 신호가 다소 ‘매파적(긴축 선호)’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실익은 제한적인 만큼 연말까지 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 2분기 중으로 제시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0월은 만장일치 동결이었음에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발생했다”며 “금통위 내 이견이 발생한 점과 그 원인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점 등이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는 “결국 데이타 의존적(Data Dependent)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라며 “(한은 총재가) ‘물가 하향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나 중동 사태 등으로 기존 경로를 벗어날 시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 등이 매파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허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기준금리의 경우 추가 인상에 따른 실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허 연구원은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추세에 영향을 주는 개인 서비스 물가, 기대 인플레이션 등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며 “8~9월 들어 물가가 예상보다 올랐으나 대부분 유가 및 수입물가의 영향이며 한국은행 금리 정책으로 안정시키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장기물 국채금리가 대외에 연동해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추가 긴축과 유사한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며 “만약 현재 경제 여건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으로 대응한다면 대내외 성장률 격차에 따른 원화 추가 약세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스크 요인을 키우기보다는 정책 파급 효과를 점검하면서 동결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혹여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을 고려한다면 이는 물가 대응 차원이라기 보다는 추후 성장 둔화 국면에서 경기 부양 효과를 키우기 위한 선제적 인상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추후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2024년 5월로 전망한다”며 “물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정책금리, 금융기관에 내제된 리스크 요인 등을 고려해 높은 수준의 실질금리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