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손상각 규모 확대…OK저축은행 1100억원 '업계 최대'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OK저축은행이 올해 들어서만 1100억원에 이르는 대출채권을 손실 처리하면서 업계 최대 규모의 대손상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의 여파로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손절에 나선 것이다.
1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대손상각액은 365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83.4% 증가한 규모다.
특히 OK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액은 1098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상각 처리했다. 이는 전반기 486억원과 비교하면 125.9%나 늘어난 것이다.
업권 전반에서 대손상각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OK저축은행의 대손상각액은 타사와 비교해 압도적인 규모다. 페퍼저축은행(578억원)과 SBI저축은행(206억원)의 대손상각액을 합한 규모보다 훨씬 크다.
이외 △고려저축은행 198억원 △더케이저축은행 125억원 △대신저축은행 121억원 △HB저축은행 110억원 등 100억원을 넘은 정도의 대손상각 규모를 보였다.
대손상각이란 금융사가 차주에게 대출을 내준 뒤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로 떠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연체율은 5.33%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말 3.41%와 비교해 1.9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금감원은 올해 6월 20일 저축은행으로부터 추정손실채권 상각 승인 신청을 추가로 받았다. 통상 분기에 1차례 1000만원 초과 추정손실채권 상각 신청을 받는데, 5월 정기 접수가 마무리된 뒤 추가 신청을 받은 것이다.
금감원이 추가 신청을 받은 배경으로는 저축은행의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이 상승하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시행한 것이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연체율은 6.69%로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또 업계에서 부실채권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8275억원이다. 이는 저금리 시기와 비교해 높은 금리수준이 지속되면서 대출을 상환하기 어려운 차주가 늘어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팬데믹 시기와 금리인상기가 겹치면서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크게 저하됐다"면서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만큼 대손상각을 확대하는 저축은행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상각이 이뤄졌다"면서 "대손상각 규모가 큰 것은 타사 대비 대출취급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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