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 올해만 '두 번째 유찰'…매각 장기화 언제까지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한 MG손해보험 매각 예비입찰이 또다시 유찰됐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 금융지주나 보험사 중에서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5일 마감된 MG손해보험 매각 예비입찰에는 한 곳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만이 인수의향을 밝혔다. 단수의 원매자만 참여한 입찰은 유효하지 않아 사실상 유찰된 것이다.
이로써 올해 MG손해보험 매각은 불가능해 진 셈이다.
예보는 지난 8월 MG손보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재입찰 당시 4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와 이미 손해보험 계열사가 있으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들 가운데 단 한 곳도 인수의향을 밝히지 않았다.
지주사 전환을 선언해 손해보험 계열사가 필요한 교보생명도 거론됐으나 역시 참여하지 않았다.
올해 초 진행된 1차 매각에서도 입찰 참여자가 나오지 않았던 만큼 이번 유찰은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MG손보의 심각한 건전성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MG손보의 지난해 지급여력(RBC) 비율은 43.4%로 국내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금융당국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100%에 한참 미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지난달 말 법원에 '입찰절차 속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예보가 공고한 입찰공고에 따른 MG손보의 제3자 주식인수 또는 계약이전 등을 포함한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해달라며 법원의 판단을 구한 것이다. 다만 JC파트너스는 이번 유찰에 따라 가처분 신청을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MG손보의 매각 가능성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이 안정화되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MG손보는 지난해까지 적자행진을 기록하다 올해 1분기 1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였다. IFRS17 도입 이후 재무상태가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궤도를 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투자손실이 확대되면서 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들쑥날쑥한 실적 탓에 인수후보자들이 인수효과를 확신하지 못해 유찰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보험업계에서는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혼란을 보이는 보험사의 실적이 3분기 이후 안정을 찾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G손보의 하반기 실적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인수의향자가 다수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분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나서면서 기존에 거론됐던 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이 MG손보에 대한 관심을 롯데손보로 돌릴 수도 있다.
롯데손보는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손보사 중 가장 좋은 매물로 꼽힌다. 롯데손보와 MG손보를 인수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과 인수효과를 저울질하면 롯데손보에 무게가 더 실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MG손보의 경우 대주주의 가처분 신청 등 사법 리스크와 함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본 수혈 등 인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많다"면서 "하반기 IFRS17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드러나면 MG손보를 인수해 거둘 수 있는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매물로 나올 계획인 만큼 금융지주나 교보생명 등 자본여력이 있는 회사들이 어느 회사를 인수할지, 혹은 인수 여부 자체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우량매물로 꼽히는 롯데손보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나 몸값이 비싼 만큼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