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관광 대국으로 가는 길 (12)] 스마트관광의 경제적 파급력은 얼마나 될까 (下)
[기사요약]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 지자체들의 큰 관심 끌고 있는 성공적인 사업
관광객의 수나 앱 다운로드수와 같은 가시적, 단기적 성과만 중시하는 문화가 문제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에서 구축된 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
관광산업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의 꾸준한 지원과 전국적 확산 필요
산업계에 불어 닥친 디지털화는 관광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관광(Smart Tourism)으로 시작된 관광의 디지털화는 스마트관광도시(Smart Tourism Cities)와 메타버스 관광(Metaverse Tourism) 등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관광산업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 2020년 인천 개항장, 2021년 수원 화성행궁 일대를 대상지로 시작한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주관의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은 대구 수성구, 여수, 울산 남구, 충북 청주, 경북 경주, 전북 남원, 강원 양양, 강원 인제, 경남 통영, 경기 용인 등의 조성이 완료되었거나 진행 중이다.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지자체들은 세 번 이상 응모하여 본 사업에 선정된 경우가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비 35억원, 지방비 35억원 등 대상지마다 70억원 정도의 큰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스마트관광도시의 경제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4년 차를 맞이한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은 왜 이런 평가를 받게 되었을까 살펴보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은 70억짜리 앱 개발사업인가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는 70억원이나 투입하여 결국 관광 앱을 하나 만들었냐 하는 것이다.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을 통해 선정된 지자체들은 스마트관광도시 구축을 위해 스마트 경험, 스마트 편의, 스마트 서비스,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플랫폼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5~15개 정도의 참여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기획부터 개발,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본 사업은 그동안 협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다양한 스마트관광 기업들이 공동 개발을 통해 스마트관광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지자체들도 스마트관광에 대한 기술적, 관리적 이해를 터득하게 된다.
특히, 스마트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역 상권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인들에게 본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과정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은 단지 앱을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닌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
사실 지자체 입장에서는 그동안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앱 정도는 개발하고 운영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개발해본 경험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기능을 갖춘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에서는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이 단순히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 그 이상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관광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 매우 필요한 학습 과정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기능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플랫폼은 최종사용자 입장에서는 앱의 형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사업의 귀결이 앱 개발처럼 보이는 것이다.
사실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에서 구축된 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물 위에 떠 있는 얼음 조각이 빙산이 아니듯이 스마트 관광도시 사업에서 앱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의 요체는 무엇일까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을 값비싼 앱 개발 사업 정도로 치부하는 것은 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온 이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은 어떤 영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는 단지 경제적 파급효과를 넘어선 관광산업과 지자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의 영향력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변화에 대한 인식의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지자체의 관광부서는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는 인력의 필요성과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되었다.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의 영향력>
특히, 스마트관광 플랫폼에서 도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관광서비스와 관광정책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종이로 된 홍보 책자를 줄이거나 식당에서도 메뉴를 QR코드를 통해 제공하는 등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은 종이가 불필요한 종이 없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지자체의 주민들과 상인들은 본 사업을 통해 지자체와 더 많이 소통하여 지자체의 추진사업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있다.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 상(上)에 보면 알묘조장(揠苗助長)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벼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벼의 순을 뽑다가 벼를 모두 말라 죽게 만든 이야기이다.
4차산업혁명 하에 모든 산업이 급격히 변화하고 인구감소 등의 이슈에 대응하는데 우리 지자체들과 기업들은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산업만큼 이 영향으로 인해 많은 도전을 받는 산업도 없다.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데 우리 지자체와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관광산업의 디지털화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이 더 많은 지자체로 확산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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