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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미국, 샘솟듯 솟아나는 재생에너지원인 천연(골드)수소 개발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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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9.18 00:30 ㅣ 수정 : 2023.09.18 21:17

[기사요약]
천연(골드)수소, 1987년 아프리카 말리에서 우물 뚫다가 우연히 발견
미국 에너지부, 천연수소 개발에 2천만달러 투입 예정
미국 관련기업은 최근 벤처캐피털 9100만달러 유치에 성공
한국석유공사도 국내 다섯 곳 탐사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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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국의 스타트업 Natural Hydrogen Energy가 시추한 네브라스카 주 옥수수밭 가운데 있는 천연수소 시추공, 시추 깊이가 3.4km에 달한다. [출처=Science]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수소를 얻는데 큰 비용이 들어 현재는 메탄 등을 개질하여 얻고 있는데 가장 바람직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한 수전해 방식은 아직 본격적으로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

 

또한 원전을 통한 수전해 역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음에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신규 도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전해와 원전을 통한 수전해는 무공해 에너지원인 수소를 얻는 방식으로서 2050 탄소중립을 향한 주요 대안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9월 향후 6개의 수소 허브(그린 및 블루 수소) 건설에 70억달러를 투입할 것을 결정한 바 있으며, 역시 지난해 5월 유럽연합은 향후 2030년까지 약 2000만톤의 그린 수소(절반은 수입, 절반은 국내 생산) 생산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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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미국 에너지부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 천연(골드)수소, 아프리카 말리에서 우물 뚫다가 우연히 발견

 

그런데 고갈이 불가피한 석유 등 화석연료와는 달리 지하 깊은 곳에서 샘솟듯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이른바 천연(골드)수소는 이미 1987년 아프리카 말리에서 우물을 시추하다가 우연히 발견되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36년 전에 말리의 한 마을은 가뭄에 시달리다 우물을 파기 시작하였는데 108m까지 시추했으나 지하수맥 발견에 실패했다. 그런데 시추공에서 바람이 나오기 시작했고 마침 담배를 피우던 인부에게 불이 붙어 인부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간신히 불을 끄고 시추공을 막는 것으로 사고를 수습했지만 20년 후 말리의 석유기업 페트로마의 회장이자 전 대통령 후보인 디알로가 이 사고를 듣고 캐나다의 석유 컨설팅 회사에 조사를 의뢰하여 폐쇄한 시추공을 다시 열고 조사를 한 결과 놀랍게도 나오는 기체의 98%가 수소임을 발견했다.

 

이에 디알로 회장은 30kW급의 소형 수소발전소를 설치하고 아예 회사 이름을 하이드로마(Hydroma)로 바꾸고 본격적인 수소 개발에 나섰으나 쿠데타 등 말리의 정정 불안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전기를 공급받지 못했던 지역 주민들은 그 이후 현재까지 생산되는 전기를 통해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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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의 우물 시추공에서 1987년 발생한 천연수소 폭발사고로 인해 발생한 직경 1km에 달하는 거대한 구멍

주) 위의 그래프는 지표면에 생긴 구멍 중심으로부터 빨간 점에서 각각 측정된 천연수소 농도 [출처=International Journal of Hydrogen Energy]

 


• 지구가 저렴하고 방대한 재생가능 수소 생산공장일 가능성

 

이렇듯 지구 내부에서 생성되는 천연(골드)수소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기존의 석유처럼 채굴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수소가 매장되어 있으며, 석유처럼 고갈되는 자원이 아니라 샘솟듯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특성을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원이며 지각에 물과 촉매제를 주입하면 가채 매장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구가 거대한 마르지 않는 수소 생산공장일 수 있다는 과학적 해석은 아래 그림 및 설명과 같다.

 

천연(골드)수소는 첫째 기반암의 방사성 원소가 배출하는 방사선 에너지에 의해 물 분자가 분해되거나, 둘째 철이 풍부한 맨틀 암석이 고온‧고압에서 물 분자를 만나 산화될 때 부산물로 생성되거나, 셋째 지구 중심이나 맨틀에 존재하는 수소가 단층 사이로 새어 나오면서 생성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수소는 지표로 새어나오거나 불투과성 암석층에 막혀 마치 석유가 대륙붕 밑에 고이듯이 저장된다.

 

수소는 1kg 당 휘발유 4리터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1기압 기준으로 1kg의 수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일반 레미콘 트럭 정도의 부피를 필요로 하는 등 천연가스 대비 낮은 에너지밀도를 갖고 있고 저장을 위한 초고압 환경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미 수소저장시설은 일반화되고 있으며 수소선박까지 시범운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국가차원에서 수소전략을 수립하여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한계는 근본적인 장애물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10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발표에 의하면 천연(골드)수소의 매장량은 수조톤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쓸 수 있는 막대한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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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왼쪽 위 아래로 향한 화살표는 지구 표면에 내리는 빗물을 표시 [출처=사이언스 2023년 2월호]

 


• 세계 각국에서 최근 천연(골드)수소 개발 움직임 활발하게 진행

 

이러한 천연(골드)수소에 주목한 미국 정부는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에서 천연(골드)수소에 주목하여 첫 번째 대규모 연구개발 관련 투자를 결정했다.

 

9월 초 미국 에너지부(DOE)의 첨단에너지연구계획국(ARPA-E)은 심해 암석에서 천연(골드)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천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최근 천연(골드)수소 관련 기업은 9100만달러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미국의 스타트업인 내추럴 하이드로젠 에너지(Natural Hydrogen Energy)는 2019년 네브라스카 주의 옥수수 밭에 최초의 수소 시추공을 설치한 바 있으며 채굴 심도가 3.4km에 이르렀다.

 

이 외에 호주,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지대 및 브라질 등에서는 이미 수소자원 개발 시추공을 많이 뚫었으며 수소의 존재를 확인한 후 상업성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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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관계자가 토양에 약 1m의 측정공을 굴착 후 최근 특허출원한 천연수소 탐침장치를 활용해 지표를 조사하는 모습 [출처=한국석유공사]

 

국내에서도 한국석유공사는 현재까지 수소자원 탐사를 통해 국내 다섯 곳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수소 발생을 확인한 바 있다.

 

천연(골드)수소의 본격적인 사용은 아직 먼 시간이 걸릴 것이겠지만 이러한 개발 움직임이 결실을 맺어 2050 탄소중립의 도정에 유망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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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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