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전자 기대했던 삼성전자 3분기 실적전망 찬물
모바일과 테블릿 애플리케이션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이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향후 반도체 수요 둔화를 우려해 공급업체에 장비납품 연기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반도체 전망이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7만전자 회복과 함께 일각에선 9만전자 복귀도 점쳤지만 3분기 실적반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청천벽력같은 전망에 반도체주 전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국내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9월 들어 다시 반등세를 보이며 7만전자를 회복했다. 지난 7월 장중 7만3600원을 기록한 후 8월 중 6만전자로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전장보다 6.13% 올라 7만1000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우상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들어 삼성전자가 7만전자를 다시 회복하자 일각에선 3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점치며 연말에 8만전자, 9만전자까지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낙관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내놓은 삼성전자 실적 전망은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기 충분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6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67% 급증한 1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메모리 감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부진한 단기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D램은 기대치를 상회하는 출하량과 가격을 기록하고 D램 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매출 비중도 12%로 증가할 것”이라며 “낸드는 부진한 출하량과 예상보다 큰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대부분 증권사들은 4분기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삼성전자가 7만원대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 축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현실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수혜 효과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지난 13일 기준 9만1364원이며, 증권사 가운데는 SK증권이 평가한 목표주가가 10만원으로 가장 높다.
D램, NAND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3조원 규모의 누적된 메모리 반도체 재고평가손실 환입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3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은 빠지지 않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크게 증가한 1조4700억원으로 예상되지만 이전 전망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품믹스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아서 적자폭을 크게 줄이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