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ARM 시초가 공모가 대비 10% 오른 56달러, 인스타카트, 버켄스탁 등 IPO 대어 줄줄이 대기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9.15 00:15 ㅣ 수정 : 2023.09.15 01:17
소프트뱅크 소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절대강자 암(ARM) 14일 뉴욕증시 상장 이어 소비자 대신 마트에서 장 대신 봐주고 배송해주는 서비스업체 인스타카트, 스티브 잡스가 즐겨 신었던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 등 상장 대기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모바일과 테블릿 애플리케이션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이 14일(현지시간) 시초가 56.1달러에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공모가(51달러) 대비 10% 오른 가격이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이번 상장을 통해 48억7000만달러를 유치하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암의 IPO 이후에도 여전히 지분 90% 가량을 보유할 예정이다.
암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주식 공모가격 희망범위를 주당 47~51달러로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희망범위 최상단에 공모가격이 결정되어 상장후 암의 시가총액은 545억달러(7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암의 나스닥 기업공개가 성사되면서 2021년 상장한 전기차 업체 리비안(당시 137억 달러)의 상장 이후 뉴욕 증시에서 가장 큰 상장 규모로 기록되었다.
암은 당초 이번 IPO에서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계획했으나 소프트뱅크가 IPO 규모를 줄이는 대신, 암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기로 결정하면서 상장 규모는 반토막이 났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암 IPO를 앞두고 비전펀드1에 매각했던 지분 25%를 재인수하는 등 암 지분보유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320억달러에 암을 인수했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암의 기업가치를 최대 550억 달러를 잡았는데, 공모가격이 희망범위 최상단에 결정되면서 목표치에 거의 근접하게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당초 암의 기업가치를 최대 700억달러까지 내다봤지만 기대치에는 못미쳤다.
영국에서 설립된 암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 AP의 대부분이 암의 설계도를 사용하며,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암의 점유율은 90%에 달할 정도다.
암의 IPO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AMD, 애플, 케이던스, 구글, 인텔, 미디어텍, 엔비디아, 시놉시스, TSMC 등 10개 정보기술(IT) 기업이 초석투자자로 참여한다.
초석투자자들은 최대 7억3500만달러 규모의 암 주식을 최초 공모가격에 인수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암을 40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각국 경쟁 당국의 반대로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암 인수 당시 “내 운명”이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지만, IPO 성공이후 기업가치가 인수가격의 2배에도 미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암에 이어 다음주에는 2012년 설립된 미국 마트 배송업체 인스타카트가 상장된다. 소비자 대신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배송해주는 서비스 업체 인스타카트의 공모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26∼28달러로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대 9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독일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 역시 다음달 초 뉴욕증시에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애플의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평소 즐겨신으며 샌들 브랜드로 유명세를 탄 버켄스탁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774년 독일의 구두 수선공인 요한 아담 버켄스탁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2021년 5월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의 사모펀드 엘 캐터튼 파트너스가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