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사업③ - 미쓰이 물산 (下)
일본 종합상사는 “라면에서 로봇까지” 세상의 모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비즈니스를 육성해 온 역사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친환경, 디지털화 트렌드를 타고 종합상사의 신규사업 도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의 미래사업 투자 동향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의 힌트를 얻어 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조항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미쓰이 물산은 환경문제·신흥국의 도시화 문제·천연자원 고갈 문제에 대한 효과적 해결책으로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편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미쓰이 물산의 동남아에서의 스마트시티 사업과 일본에서의 새로운 스마트시티 사업모델 개발사례를 살펴본다.
• 미쓰이 물산, 태국의 One Bangkok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
미쓰이 물산은 2018년 10월 베트남에서 도시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현지복합기업 T&T Group과 MoU를 체결하고 1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지 철도정비사업과 연계하여 상업시설 및 주택지를 개발하고, 또한 디지털 기술 및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스마트시티로서의 부가가치도 창출할 예정이다.
2020년 1월에는 태국의 One Bangkok 스마트시티의 지역냉방 및 배전사업에 참여하였다. One Bangkok 프로젝트는 방콕 중심지 약 17ha의 부지에 오피스, 호텔, 콘도, 상업시설 등 전체 16개 동을 개발하는 복합 프로젝트로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완공 예정이다.
미쓰이 물산은 태국의 재벌계 부동산회사 TCC Assets (Thailand) Co., Ltd.(TCC), 태국의 민간전력회사 Gulf Energy Development Public Company Limited(Gulf) 및 Tokyo Gas Engineering Solutions(TGES)와 공동으로 One Bangkok 프로젝트의 지역냉방사업 및 배전사업에 각각 16%, 13% 지분 투자하고 있다(지역냉방 사업회사 Bangkok Smart DCS Company Limited: TCC 51%, Gulf 16%, TGES 16%, Mitsui 16%, 배전사업회사 Bangkok Smart Power Company Limited: TCC 60%, Gulf 13%, TGES 13%, Mitsui 13%).
본 사업은 총사업비 120억엔으로 One Bangkok 부지 내에 지역냉방설비와 배전설비를 건설하고 2022년부터 30년간 단독으로 냉수·전력을 공급·판매하는 사업으로, 최신예 전기식 냉수제조설비 도입 및 재생수 이용으로 환경부하 경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지역냉방사업에서의 축열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One Bangkok 전체의 전기 사용량 최적화를 지향하고 있다.
미쓰이 물산은 태국에서 대형 및 소형 가스화력발전사업, 상수처리사업, 가스배급사업을 운영해 온 경험을 최대한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로운 스마트시티 사업모델인 ‘생활자 주도 스마트시티’ 구현 목표
미쓰이 물산은 새로운 스마트시티 사업모델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9월 Hakuhodo와의 제휴이다.
Hakuhodo는 고객을 소비자로 보는 인위적 관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람, 사회와의 상호작용의 장에서 존재하는 생활자로 보는 관점을 출발점으로 삼는 마케팅 및 혁신회사이다.
미쓰이 물산과 Hakuhodo는 생활자의 ‘희망도시’와 ‘희망생활’을 새로운 도시 서비스로 실현해 가는 ‘생활자 주도 스마트 시티(Sei-katsu-sha Driven Smart City)’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월에는 그 일환으로 에너지 사업자용 마켓플레이스(Matching Platform) 스타트업인 enechain(본사 도쿄)과 에너지 분야 제휴에 들어갔다.
현재 미쓰이 물산과 Hakuhodo는 생활자 주도 스마트시티의 공동 참여 디지털 플랫폼으로 Shibuya Good Pass를 실증 시험 중에 있는데, enechain은 신규 서비스인 Shibuya Good Energy에 참여한다.
Shibuya Good Energy는 환경친화 재생에너지 서비스로 지역 주민은 동 서비스로 교체함으로써 지구환경에 기여하고, 요금 수입의 일부는 지역사회 활동 등에 환원한다.
또한, enechain은 핵심 사업인 B2B 매칭서비스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국내외 100사 넘는 에너지 사업자와의 견고한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지역 커뮤니티 단위의 전력 공동구입을 지원하는 리버스 옥션도 시작하였다.
• 미쓰이 물산, KDDI와 함께 데이터플랫폼 제공 및 도시 DX 사업 추진
2022년 6월에는 사람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한 지리공간상의 정보를 AI 분석·가시화하는 데이터플랫폼 제공 및 도시 DX를 추진하는 자회사 GEOTRA를 KDDI와 함께 설립하였다(미쓰이 물산 51%, KDDI 49%).
GEOTRA는 이미 본 플랫폼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쓰비시지쇼(Mitsubishi Estate)와 공동으로 마루노우치 구역(오테마치·마루노우치·유라쿠초)의 MaaS(Mobility as a Service) 및 거리 편의성 향상에 대한 방책 검토 등 지역의 매력 향상에 관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시부야구는 현재 과제를 적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및 구의 현상을 가시화·분석하는 툴인 ‘City Dashboard’에 GEOTRA의 플랫폼을 활용할 예정이다.
향후 미쓰이 물산과 KDDI는 양사의 강점을 발휘하여 스마트시티 분야에 이어 모빌리티, 에너지, 인프라,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의 영역에서 협업을 심화해 나갈 예정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