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8.29 05:00 ㅣ 수정 : 2023.08.29 08:33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지난해에 비해 2주 앞당겨 출시 2분기 실적 개선과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앞둔 '선공' 전략 도쿄 시부야에 ‘갤럭시 Z 플립5′ 옥외광고 선보여 분위기 달궈 이달 31일까지 사전 판매... 9월 1일 부터 공식 출시 삼성전자, 日서 애플 아성에 맞서 AS·현지 홍보 강화로 시장점유율 상승곡선 일본 젊은 소비층, 아이폰 등 브랜드가 아닌 제품 품질에 눈길 돌려 삼성전자에 '좋은 기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5·폴드5'를 조기 출시해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은 그동안 8월 초에 공개됐지만 올해는 7월 말로 2주 가량 앞당겼다.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함께 3분기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를 앞둔 미국 IT(정보기술)업체 애플을 견제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전략은 조기 출시에만 그치지 않았다. 일본에서 갤럭시 공식 출시를 앞두고 최근 갤럭시 Z5 옥외광고를 걸어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현지 미디어 행사를 열고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 공식 출시를 알렸다. 이날부터 31일까지 사전판매가 진행되며 공식 출시일은 9월 1일이다.
공식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진행하는 갤럭시 Z 플립5 옥외광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이외에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옥외광고를 내건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시부야 갤럭시 Z 플립5의 옥외광고가 주목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은 '아이폰의 텃밭'으로 잘 알려진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기업별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애플이 56.1%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0.5%로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애플과 일본 자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2014년 5.6% △2015년 4.3% △2016년 3.4%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15년 갤럭시S6을 출시했다. 특히 한일 양국간 외교 관계를 고려해 일본에서 출시되는 갤럭시 제품에는 삼성 로고를 대신해 갤럭시 로고를 사용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3월 일본 도쿄에 갤럭시 쇼케이스 ‘갤럭시 하라주쿠’를 열어 스마트폰 사후서비스(AS)에 힘을 줬으며 이 밖에 오프라인 지원과 현지 언론과의 스킨십 등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7년 만인 2020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11.1%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입지 확장세를 기대할 만한 신호는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일본에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는 사전판매에서 전작 대비 50% 높은 판매량을 달성했다. 갤럭시 S22 울트라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 선정 베스트셀링 스마트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뉴스투데이 취재 결과 가장 최근 출시된 갤럭시Z 플립5·폴드5도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현지인 A씨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주변 친구들 가운데 폴더블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며 “다만 발매기념 팝업스토어인지 모르겠지만 갤럭시Z 5 관련 행사를 본 적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나온 기종들로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판매하려는 거 같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일본인 B씨는 “K팝 영향으로 아이돌 영상물을 통해 노출되는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실제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이돌이 갖고 있는 폰’으로 불리기도 한다”며 “이들을 통해 갤럭시 Z5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아이폰 사용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제품이 좋다고 판단되면 회사를 가리지 않고 쓰지 않는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 갤럭시 제품이 좋아 보여 아이폰에서 변경해야겠다는 지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47.3% △샤프 11.8% △삼성전자 10.9%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샤프에 밀려 3위를 기록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을 얻고 있는 갤럭시Z 플립5·폴드5를 앞세워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2등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 15 시리즈 대기 수요를 선점해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 축소에 나설 방침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실적으로 일본에서 당장 애플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삼성 신제품이 국내에서 폴더블폰 역대 최고 사전판매를 달성하며 흥행했다. 이러한 기세라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애플과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