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교사는 '노동착취' 당하는 중, 10시간 이상 근무하는데 초과근무 수당도 못받아

박희중 기자 입력 : 2023.08.18 19:02 ㅣ 수정 : 2023.08.18 19:02

사립유치원 교사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 1시간...78.7%는 초과근무수당 아예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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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비롯한 학부모 단체들로 구성된 '교육부 중심 유보통합 추진을 위한 학부모연대'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영유아의 평등한 교육을 위한 상향 평준화된 유보통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우리나라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고용주에 의해 심각한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넘겨서 근무해야 할뿐만 아니라 법정 초과근무 수당도 대부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선 사립 유치원 교사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넘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9명 이상은 최근 한 달 새 초과 근무를 한 적 있었다. 

 

교육 시민 단체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장애영유아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교육부중심유보통합추진을위한 학부모연대'는 18일 서울시 용산구 사걱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14일부터 약 한 달간 전국 사립유치원 교사 62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교사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10.1시간으로 집계됐다. 점심 지도 1시간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11.1시간을 근무하고 있었다. 이는 사립학교법과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이 정하는 정상 근무 시간인 8시간에 비해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3.1시간 더 근무하고 있다고 이들 단체는 주장했다.

 

교사 91.5%는 최근 한 달 사이 초과 근무를 경험했으며 한 달 평균 11일 이상 초과 근무를 하는 경우도 51.7%나 됐다. 초과 근무에도 불구하고 85.3%는 수당을 아예 받지 못하거나(78.7%) 가끔 받고 있다(6.6%)고 답했다. 유치원에서 정한 초과근무수당을 받는 교사는 12.8%, 법정 초과근무수당을 모두 받는 경우는 1.9%뿐이었다.

 

고용 조건도 열악했다. 사립유치원 취직 시 계약서 내용이 임용공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답이 35.3%였는데, 아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대답도 17.2%나 됐다.

 

또한 유치원으로부터 부당한 출퇴근 시간 강요(51.8%), 중도 퇴직 금지(15.9%), 임용 보고 없이 근무 강요(14.9%), 결혼이나 임신 시 퇴직 강요(9.3%) 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갑질 문화도 만연해서 교사 78.8%는 스승의 날이나 명절에 돈을 걷어서 원장 등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사 75.0%는 교재나 수업 재료를 사비로 구입했고, 27.0%는 원장의 개인적인 일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임용공고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초과근무를 하면서 원장의 개인 비서 노릇까지 해야 하는 게 우리나라 사립 유치원 교사의 자화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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