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 5, 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자로 한화오션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26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7일 이내(업무일 기준)에 접수된 이의신청에 회신해야 한다. 앞서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아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0.1422점 차이로 누르고 울산급 배치-Ⅲ 5, 6번함 건조사업을 따냈다.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 공유한 회사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이 적용됐고,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와 관련, HD현대중공업은 “연구·설계인력, 수출 실적 등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역량에서 한화오션과 차이가 컸음에도 점수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지난 18일 방사청에 사업제안서 평가 점수와 사유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 디브리핑을 신청했고, 24일 진행됐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사청의 디브리핑 실시 이후에도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아 이의신청을 제기했다”며 “유사 함정 건조실적, 장비 및 시설보유 현황 등 객관적인 지표를 포함해 몇 가지 분야에 대한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 감점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해 기술경쟁에 근간을 둔 제안서 평가제도에 대한 전향적인 재검토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안서 평가 결과가 근소한 차이여서 1.8점의 보안 감점은 향후 사업에도 미칠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한화오션 측은 “2012년부터 맞붙은 4번의 설계사업 중 기술능력 분야에서 3번이나 경쟁사(HD현대중공업)를 압도했다”며 “지난 2016년 울산급 배치-Ⅲ 기본설계 사업에서도 기술점수가 높았으며, 가장 최근 있었던 ‘합동화력함 개념설계’ 사업에서도 기술점수가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속함 건조사업은 통상 선도함 건조업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점수를 받지만, 동일 조건에서 평가가 이뤄지는 신기술, 신개념을 적용하는 분야에선 한화오션의 기술력이 더 높게 평가받아온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입찰은 개정된 방위사업관리규정에 따라 최저가 중심의 적격심사가 아닌 기술력 중심의 제안서 평가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2∼4번함을 최저가에 수주했던 업체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