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 등 1군 건설사 사외이사 분석...이사회 내 비중은 과반이지만 반대의견 0건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지난 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5위안에 든 3개의 대형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의 사외이사들이 기업의 중요 의결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단 한 건의 반대 의견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1위, 현대건설은 2위, GS건설은 5위이다.
뉴스투데이가 이들 3개 건설사의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열린 총 34회의 이사회, 114개의 안건에서 불참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 찬성률을 보인 셈이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모두 50%를 넘겼다. 사외이사는 대주주(오너)나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방지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소액주주 보호라는 취지도 있다. 따라서 다양성, 전문성, 독립성 등이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3개 대형 건설사의 경우, 사외이사의 다양성과 전문성은 확보된 것으로 보이지만 독립성 부분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외이사의 규모는 법적 요건에 비해 충분한 편이다. 상법 542조의 8에 의하면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 또는 3명 이상으로 하게 돼 있다. 4분의 1이상의 경우는 코스닥‧코넥스 상장사로 연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에 해당한다. 3개 건설사 모두 이 기준을 넘긴다. 삼성물산은 5명, 현대건설은 4명, GS건설은 4명의 사외이사를 각각 두고 있다.
■ 삼성물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외국인 포함한 전문경영인 2인에 노동·지배구조·회계 등 다양성 확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삼성물산은 사외이사 5명, 사내이사 4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내에는 5개 위원회(ESG·사외이사후보추천·감사·보상·경영)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우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정병석(男·52년생) 의장은 삼성물산의 첫 사외이사 출신 의장이다. 정 의장은 제14대 노동부 차관을 역임한 인물로 당시 최저임금제와 고용보험제 도입 등을 주도했다. ESG 경영 추진과 노사관계 개선을 위해 선임됐다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필립코쉐(Philippe Cochet)는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미국 GE(General Electronic)의 전 CPO(최고생산성책임자)를 역임했다. EPC(설계, 조달, 시공)와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건설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 자문역할을 수행 중이다.
제니스 리(女·61년생) 고문 역시 전문경영인으로 삼성물산의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다. SC제일은행 부행장을 역임했으며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하나로텔레콤의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지낸 금융권 전문가다. 현재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비롯해 S-OIL의 사외이사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겸직하고 있다.
이어 이상승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다. 삼성물산은 이 교수를 두고 “공정거래 및 기업지배구조, 경제정책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삼성물산의 경영 투명성 제고와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한 조언을 기대한다”라고 평가했다.
최중경(男·56년생) 이사장은 지식경제부 장관과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현재 민간 공익법인 평가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과 제8대 한미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3월 말까지 총 4회의 이사회에서 11건의 안건을 결의했다. △대표이사 선임의 건 △이사회 의장 선임 및 이사의 직무, 직무 위촉의 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의촉의 건 등이다. 해당 11개의 안건 중 사외이사의 반대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2년 총 6회의 이사회에서 22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여기서도 사외이사가 반대입장을 표명한 경우는 0건이다. 총 110건의 의결안 찬반 건수 중 필립코쉐 사외이사의 불참 9건을 반영하면 찬성률은 92%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2년 기준 사외이사 2인(감사위원회 위원 3인 제외)에게 총 4억7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억3500만원이다.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3인의 사외이사에게는 총 2억5200만원이 지급됐으며, 1인당 평균 보수액은 8400만원이다.
■ 현대건설, 사외이사 4명 모두 교수로 이뤄져...1인 평균보수액 7900만원
현대건설의 이사회는 총 7인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내인사 3인에 사외이사 4인이다. 이사회 안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총 4개의 소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사외이사 4명은 전부 교수로 채워져 있다. 김재준(男·60년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와 홍대식(男·65년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혜경(女·64년생)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 정문기(男·59년생) 성균관대 경영학 교수 등이다.
김 교수는 한국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학회 회장을 역임한 인물로 건설분야 전문가다. 홍 교수는 전 법무법인 율촌의 변호사였으며, 조 교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를 지낸 로봇분야(스마트건설) 전문가다.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된 김영기(男·56년생) 전 국세청 조사국장이 물러나고, 정 교수가 신규 선임되며 사외인사 교체가 이뤄졌다. 정 교수는 회계·세무 전문가다.
현대건설 이사회는 올해 기준 4월 말까지 4회 열렸다. 총 14건의 안건이 의결됐으며 이 중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의 반대 의견은 없다.
지난 2022년에는 총 9회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의결 안건은 38건이다. △계열회사와의 거래한도 책정의 건 △계열회사와의 거래 승인의 건 △2045 탄소중립 로드맵 승인의 건 등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여기서도 반대표는 한 건도 없었다. 김영기 전 사외이사의 불참 14건을 반영하면 91%의 찬성률이다.
현대건설의 사외이사 4명은 지난 2022년 총 3억1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1인 평균 보수액은 7900만원이다.
■ GS건설, 찬성률 97%...1인 평균 보수액 5000만원대로 가장 적어
GS건설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및 기타비상무이사 1인의 총 7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희국(男·52년생) 의장은 LG전자 CTO, LS실트론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LG 기술협의회 의장직을 지내고 있다.
GS건설은 이 의장을 두고 “경영 전반에 충분한 전문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투자 의사결정과 기술적 측면의 리스크 관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희진(女·62년생) 변호사는 법무법인 담박의 대표이사로 첫 여성 검사장 출신 법률 전문가다. 앞서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조 변호사는 GS건설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이어 지난 지난해 3월 김경식 전 국토부 차관과 김진배 교수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고 이호영 교수와 강호인 교수가 신규 선임됐다.
이호영 교수는 연세대 경영학 교수다. 현재 연세대 ESG·기업윤리연구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강호인(男·57년생) 대표는 조달청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한 건설산업 전문가다.
GS건설은 올해 3월 말까지 총 3회의 정기이사회를 개최했다. △대표이사 선임 승인의 건 △ 이사회 산하 위원회 위원 선임 승인의 건 △2023년 이사 보수의 결정 및 집행 승인의 건 등 10건의 안건이 올라왔다. 허창수 대표이사가 불참한 안건을 제외하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가 찬성 의견을 냈다.
지난 2022년에는 총 7회의 정기이사회와 1회의 임시이사회가 열렸다. 이 중 19개의 안건이 의결됐다. 이 경우에도 GS건설의 사외이사는 2건의 불참을 제외하면 반대 의견은 단 한 건도 없다.
GS건설은 지난 2022년 기준 김경식 전 차관을 포함한 사외이사 2인에게 78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1인 평균보수액은 3900만원이다.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직한 사외이사 4인(김진배 교수 포함)에게는 총 2억2200만원의 보수가 지급됐으며, 1인 평균보수액은 56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