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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세계경제에서 발생한 장기침체의 4가지 유형을 살펴본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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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7.19 00:30 ㅣ 수정 : 2023.07.19 00:30

[기사요약]
‘포퓰리즘형’의 대표적인 경우는 남미형 경기침체
아르헨티나에서 반복된 경제위기, 포퓰리즘과 미숙한 경제정책 운용 등이 주요 원인
‘시스템 불안형’의 대표적인 경우는 1979년대 영국의 경제위기
1970년대 영국 사회 전반에 만연하던 비효율성으로 발생한 ‘영국병(British Disease)’으로 인해 경제시스템이 불안해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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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exicodailypost]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장기침체 원인을 세분화해서 보면 ‘외부충격형’, ‘버블붕괴형’, ‘포퓰리즘형’, ‘시스템 불안형’ 등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음을 언급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외부충격형’의 대표사례로 석유파동 때의 미국경제, ‘버블붕괴형’의 대표적인 사례로 19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를 소개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편에서는 ‘포퓰리즘형’, ‘시스템 불안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 ‘포퓰리즘형’의 대표적인 사례, 남미형 경기침체

 

이전에 ‘M커브형 경제’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후에 다시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으로 경제에서 ‘위기→회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중남미국가에서 많이 발생하였고, ‘남미 증후군(South American Syndrome)’으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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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5월 포퓰리즘과 양극화가 라틴 아메리카를 위협한다는 기사를 다루었다. [출처=economist]

 

‘M커브형 경제’의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가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에서 반복된 경제위기는 포퓰리즘(populism)과 미숙한 경제정책 운용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포퓰리즘, 즉 인기영합주의에 기초한 정책들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면서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페론은 노조의 지지에 힙입어 집권했었다. 페론 대통령은 집권기(1946~1955) 중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을 수용하고, 주요 기업 및 산업을 국유화하였다.

 

특히 페론은 노조에 사회경제적 혜택을 부여하면서 노조를 자기의 정치기반으로 삼는 소위 ‘페론주의’를 유지했다. 외견상 개혁적 민족주의적 요소를 지니면서 페론은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인기 영합 정책의 남발로 인해 1900년대 초반 소위 ‘남미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의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경제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외채 과다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후에도 군사정권, 민주정권 등이 들어섰으나, 포퓰리즘 정책의 되풀이와 경제구조개혁의 실패 등으로 인해 1980년대에는 하이퍼인플레이션 및 빈번한 예금인출 사태와 IMF 자금지원이 반복되는 위기를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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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Getty Images]

 


• ‘시스템 불안형’의 대표적인 사례, 1970년대 영국의 경제위기

 

영국은 산업혁명의 발상지로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나라였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지의 식민지 독립, 새로운 경쟁국 부상 등으로 1960년대부터 경제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윤여준(2022.9.8.)의 ‘1990년대 영국병의 극복 사례’에 따르면, 1950년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의 라이벌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의 인당 실질 GDP 수준은 각각 영국의 61.7%, 74.7%에 불과했다. 그러나 1979년에 독일과 프랑스의 인당 실질 GDP 수준은 각각 영국의 115.9%, 111.1%로 영국을 뛰어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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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네이버 블로그]

 

이는 1970년대 영국 사회 전반에 만연하던 비효율성으로 발생한 ‘영국병(British Disease)’으로 인해 경제시스템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영국병이 발생한 배경에는 과도한 산업국유화, 과다한 사회복지 지출, 그리고 국유화된 산업을 중심으로 한 강성노조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권마다 산업국유화, 완전고용 유지, 그리고 정부지출을 통한 복지국가 건설에 주력했다. 기본 정책구조도 1942년 11월 발표된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에 의거해 분배를 중시했다.

 

특히 1978년 가을부터 1979년 봄까지 노조활동이 과격화되면서 공공부문의 파업사태가 확산되고, 사업장마다 복수노조로 노노갈등도 일반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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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ritishempire]

 

영국은 1950~1970년대 미국, 독일, 일본이 부상하면서 산업경쟁력이 약화되어 탈산업화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영국병으로 인해 외환위기가 발생하여 1976년 12월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특히 제2차 석유파동까지 겹치면서 경기침체는 더욱 심화하게 된다.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1980년대 보수당 당수인 대처는 집권 후 노동시장 개혁과 친시장적 경제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국가 기간산업을 민영화하고 비정규직 취업자의 비중을 늘리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로 경제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시장원리에 위배되는 과도한 인기 영합 위주 정책과 경제시스템의 불안은 장기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비용 증가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경제구조개혁을 지연시켜서 경기침체의 골을 깊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사정 관계는 일방적 대립보다는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인 대화로 서로 간에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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