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환율전쟁②] “기축통화 자존심보다 실리” 1달러=7위안 포치 포기한 중국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7.12 00:08 ㅣ 수정 : 2023.07.12 00:10

중국 올초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이후 경제 본격 리오프닝 효과 기대했지만 예상외로 경제회복 속도 지지부진, 중국경제에서 큰 비중 차지하는 소비와 부동산 모두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탈출구로 위안화 약세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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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원화는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 엔화가 2015년이후 8년만에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 대비 7.2위안까지 내려가 1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대경제에서 환율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수출전선에서 일본, 중국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한국은 환율전쟁에서 밀리면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환율하락을 대하는 한중일 3국의 입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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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는 경제 리오프닝이후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중국이 오랜 기간 위안화의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미국 달러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은 위안화가 달러화 만큼 안정된 통화로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자면 위안화가 달러만큼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중국은 코로나 기간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쇄국정책에 가까운 고립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1월8일을 기점으로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전 폐기하면서 경제를 다시 정상화시키는 리오프닝에 착수했다. 코로나에 갇혀있던 중국이 리오프닝에 나서면서 세계는 중국이 금새 경제회복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었다.

 

하지만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한지 7개월이 지났건만 중국의 경제는 생각만큼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다,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부동산경제 침체에 가로막혀 이마저 여의치 않다.

 

중국은 오히려 올들어 경기부양을 겨냥해 금리를 내리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에도 1년만기 대출 우대금리를 연3.65%에서 3.55%로 인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작년 6월부터 10차례 연속해서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하고, 유럽 등 주요국가들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중국시장에 투자했던 외국자본들이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미국 등 다른 선진국으로 이동함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자본시장의 대이동은 중국 위안화 약세를 불러왔다. 현재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7.21달러로,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작년 10월 달러당 7.3위안과 크게 차이가 없다. 작년 12월이후 위안화 가치는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고, 올들어서는 그 가치가 5.1% 떨어졌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면 경기가 좋아지거나 인위적인 시장개입밖에 없는데, 두 가지 옵션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경제는 리오프닝 효과가 반짝였던 올초 1~2월을 제외하곤 줄곧 바닥을 기고 있다.

 

경기회복의 잣대로 활용되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월에도 49에 그치며 4월 이후 3개월 연속 50 아래를 기록 중이다. PMI가 50보다 낮으면 경기가 수축국면에 놓여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비와 부동산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이후 줄곧 0%대에 머물 정도로 소비심리는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 부동산 역시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5월 중국 주요 30개 도시 신규주택판매는 2019년과 비교하면 77%나 감소했다.

 

그렇다고 중국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시장에 적극 나설 것 같지 않다. 소비와 부동산이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댈 것은 수출밖에 없는데, 위안화 약세는 수출가격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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