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고급 동박시장에서 점유율 5년내 30% 이뤄 세계 1위 거머쥔다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비전과 4대 핵심 성장 전략 공개
김연섭 대표이사 “하이엔드 동박으로 글로벌 넘버원 동박 기업 목표”
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손잡고 토탈 소재 솔루션 제공
하반기 실적개선에 주목... 고객사 다변화 및 업황 정상화 기대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롯데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가 향후 5년내 고급 동박시장에서 시장점유율(M/S) 30%를 달성해 세계 1위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비전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연섭 대표를 비롯해 정길수 영업본부장, 박인구 경영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대표는 “4대 핵심 성장 전략을 통해 올해 동박 수주잔고(누계 수주 물량) 15조원, 2025년 20조원을 목표로 공격경영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대 핵심 성장 전략은 △하이엔드(고급제품) 초격차 기술력 △글로벌 거점 확대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과의 시너지 효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등이다.
김 대표는 또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하이엔드 동박으로 글로벌 동박 넘버원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3월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음극재 소재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 최초로 동박 국산화에 성공했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때 중간 재료로 투입되는 얇은 구리판이다.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정도의 얇은 구리판은 동박은 과거에는 각종 전자·전기제품 핵심 부품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에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 2차전지용 동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박을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는 1대당 5g이 투입되지만 전기자동차에는 1대당 30~40㎏이 필요하다.
특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주력하는 하이엔드 동박은 두께 6µm, 강도 50~60kgf/mm², 연신율(끊어지지 않는 성질) 12~15%로 일반 동박 두께 8~10µm, 강도 30~40kgf/mm², 연신률 8%보다 뛰어난 고강도·고연신 제품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2028년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해 글로벌 1위 동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이엔드 동박시장은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로 시장 규모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배터리·소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범용 동박 시장규모는 2025년 1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한편 롯데그룹에서 화학·소재 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올해 3월 총 2조7000억원 규모의 인수대금 납부를 끝내 회사 인수를 마무리했다. 기업 사명은 3월 14일 전북 익산 공장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바꿨다.
■ 4대 핵심 성장 전략 공개... 증설 자금 조달 방안도 밝혀
이날 김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성장과 배터리 수요 증가에 발맞춰 동박 사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러한 역량을 기반으로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기업의 하이엔드 동박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장 선점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강도, 고연신 특성이 융합된 하이브리드형 동박 제조 기술력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만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여주듯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범용 동박 제품을 비롯해 초극박, 고강도, 고연신을 동시에 만족하는 하이브리드 형 제품군까지 다양한 동박 제품 라인업(제품군)을 이미 구축했다.
‘글로벌 거점 확대’ 전략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스페인, 미국 등 각 지역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한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4만t 규모 동박 생산 체제가 갖춰져 있다. 말레이시아는 온난한 기후 및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낮은 가격의 전력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값싼 전력을 활용해 고품질 동박을 생산하고 있으며 RE100 달성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RE100은 태양광, 수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확보해 공장을 가동하는 ESG경영을 뜻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5, 6 공장을 증설 중이며 2024년 초 공장 준공 및 동박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 업체는 또 향후 스페인에도 진출해 하이엔드 동박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에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특히 스페인 공장에는 태양광 전력을 활용해 RE100을 충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미국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이미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신규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 화학 군과의 시너지 효과’ 부문은 롯데케미칼이 만들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및 차세대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계해 고객사에 토탈 소재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배터리 기업이 동박 공급을 원할 때 전해액, 알루미늄박 등 배터리 소재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롯데케미칼은 전해액 제조 기술력을, 롯데알미늄은 알루미늄박 기술력,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은 동박 기술을 갖춰 롯데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소재에 대한 공동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전략을 말했다.
이밖에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부문은 우수 연구인력과 글로벌 배터리사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고체전해질, 3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리튬·인산·철(LFP) 양극활물질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4대 핵심 성장 전략 공개가 마무리된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동박 공장 증설을 위한 자금조달 방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경영진은 “1만t 규모 동박 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통상 1500억~2000억원의 자금이 들어간다”며 “현재 우리는 약 8만t 규모 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16만t으로 증설할 예정인데 증설 자금은 기업 내부 보유자금, 향후 발생하는 영업이익 등 재무구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차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024년 사업 정상화 후 2025년 고성장 예상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내년에 사업을 정상화한 후 2025년에는 고속성장을 일궈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회사는 올해 초 배터리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오지 않아 동박 공급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영업실적이 저조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이러한 현상은 점차 완화돼 2024년 배터리 기업의 공장 가동률 정상화, 중국의 동박 수요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25년 하이엔드 동박에 대한 수요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회사 실적이 꾸준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도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머티리얼즈는 1분기 매출 1636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영업이익 164억원보다 크게 부진하다”며 “2분기에는 매출 2177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하반기에 고객 다변화, 설비 증설 본격화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키움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3분기 매출 3089억원, 영업이익 263억원 △4분기 매출 3170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5월 익명의 글로벌 업체와 동박을 10년 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 및 기업 사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수주한 10년 동박 공급계약은 기존에 거래하던 기업 외에 글로벌 기업과 체결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고객 다변화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키움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해 매출 1조71억원, 영업이익 750억원 △2024년 매출 1조4556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을 기록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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