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쓴 남성 직업군인, 진급상 '불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남성 군인 육아휴직 늘어나지만 육아휴직 기간은 고스란히 '업무공백기'로 계산돼
여성 군인처럼 육아휴직 기간의 절반만 '보직 기간'을 채워도 승진하도록 개선안 추진?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군인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군인 중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당연한 현상이 현실화된 것은 얼마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수년 간의 군대 내 육아휴직 현황을 보면 2018년까지만 해도 남군이 935명, 여군이 1236명으로 여군이 더 많았다. 남군이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형편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회 변화에 따라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늘면서 2021년에는 남군이 2448명, 여군이 1465명으로 남군이 여군의 배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군이 육아휴직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점은 여전하다. 단지 남성이 육아휴직를 쓴다는 게 유난스러워 보인다는 점 등과 같은 심리적 요인은 문제가 아니다. 실질적이고도 경제적인 불이익을 받는 게 남군의 육아휴직을 가로막고 있다.
각군 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여군의 경우 육아휴직을 쓸 때 각 병과가 필수로 채워야 하는 보직 기간을 절반만 채워도 된다. 그러나 남군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그만큼 보직 기간을 다시 채워야 했다. 남군이 육아휴직을 한 기간은 고스란히 '공백기간'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육군은 올해 초부터 자체적으로 규정을 개정해 남군도 육아휴직 사용 기간을 진급 최저 복무 기간에 포함하도록 했는데, 공군·해군·해병대는 아직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남성 군인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진급에 불이익이 없도록 관련 제도를 손보고 있다고 4일 밝혔다.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육아휴직으로 인해 (진급에 필요한) 필수 직위를 이수하지 못하는 경우 여군과 남군이 현재 규정상 차이가 있었다"며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선안은 남성도 여성처럼 육아휴직 기간의 절반만 보직 기간으로 근무해도 되는 방식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남성 군인도 육아휴직 기간의 절반만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방부는 전 군에서 일괄적으로 이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가 추진하는 각군 인사관리규정 개정은 장교와 부사관 등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한다. 현행법상 현역병이 군 복무 중 자녀를 출산할 경우 자녀 수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집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상근예비역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남성 직업군인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위해 진급에 필요한 필수 직위를 이수하지 못해도 진급에서 받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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