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문화와 금융을 접목해 미래 핵심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를 끌어모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트렌디한 문화공간을 선보이거나, 유통업계에서만 볼 수 있었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기업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MZ세대를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시장은 반도체와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긍정적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하반기 코스피가 2,700선을 넘을 것이란 낙관론이 돌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에 증권사들은 지난해 시장을 이탈한 젊은층을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년여 만에 2,600선에 올라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증시 불황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세가 적었지만, 올해엔 증시 온기로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 5조2001억원 규모였던 코스피 거래 대금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 13일 기준으로 11조1533억원까지 늘어나 114.48% 증가했다.
이렇듯 젊은층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20대 투자자 비율은 2019년 6.2%에서 지난해 12.7%로 꾸준히 상승 추세며, 같은 기간 30대 투자자 비율도 17.5%에서 19.9%로 늘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 회복세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맞물리며 한국 수출과 제조업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펀더멘털 모멘텀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는 2,7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증권사들은 MZ세대 이목을 끌 만한 마케팅애 ‘팝업스토어’ 운영 소식이 이어졌다. 팝업스토어로부터 전달받은 브랜드의 메시지는 오래 남는 장점이 있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4일 MZ세대가 자산관리를 경험하고 브랜드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핑계고'를 오픈했다. 핑계고는 강남역 일상비일상의틈byU+ 1층에 있으며 내달 2일까지 운영된다.
신한투자증권 핑계고 수업은 MZ세대들의 취향에 맞춰 △해외주식 부루마블 △자산관리 학력 모의고사 △나의 해시태그 테스트 등 3가지 미션으로 구성됐다.
김수영 신한투자증권 브랜드홍보본부장은 "핑계고 팝업스토어는 신한투자증권의 자산관리를 재치 있게 소개하고 어려운 자산관리 서비스를 쉽게 알려주려는 의도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NH투자증권(005940)이 디지털 서비스 ‘나무증권’이 여의도 더현대에 ‘나무증권공항(Namuh Stock Airport)’ 팝업스토어를 열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나무증권공항 팝업스토어는 ‘24시간 해외투자여행’을 컨셉으로 브랜드 경험을 설계했다. 나무증권공항 컨셉인 만큼 대한항공(003490)과 협업해 실제 해외여행을 가는 설렘을 경험하도록 퍼스트클래스 체험관을 꾸몄다.
NH투자증권이 팝업스토어를 연 것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공략을 위해서다. 해외주식 투자에 적극적인 젊은층에게 투자가 즐거운 체험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 외에도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아이디어가 모였다. 최근 현대차증권(001500)은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리뉴얼을 기념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MZ세대를 대상으로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을 실시해 최대 2000만원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알렸다. 이를 통해 MZ세대들이 가지는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지난해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 닉네임으로 ‘깨비증권’을 선정하고, MZ세대에 어울리도록 ‘투자를 뚝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증권가에서는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 운영 역시 MZ세대를 잡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MZ세대에게 주식 투자는 '계층 간 이동사다리'로 인식되는 현재, 투자 정보를 곁들인 차별화된 콘텐츠가 고객 유입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증시가 살아나면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를 대비해야 한다”며 “이들 세대는 간편함은 물론 재미와 경험이 투자로 이어지는 만큼 고객 유치는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