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반기 매크로 불안에 상승세 약화될 수 있어"<신영證>
"中 증시 대비 코스피 고평가…탈중국 자금 유입세 느려질 수도"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상반기 상승 랠리를 이어온 코스피가 하반기에는 특정 종목 쏠림 현상과 불안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 상승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내고 "상반기 코스피는 강세를 이어가며 직전 고점을 훌쩍 넘겼다"며 "여러 요인 중에서도 금리 하락 안정화 기대감과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 외국인의 탈중국 자금발 순매수 등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매크로 환경이 여전히 취약하다 보니 특정 종목을 향한 쏠림 현상이 상당히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표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동일가중지수(대형주나 중·소형주 관계없이 모든 종목이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도록 계산된 지수)가 반등하면 시장의 상승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고 해석하고, 반대로 대표 지수가 상승하더라도 동일가중지수가 오르지 못하면 상승 에너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보는데 지금은 후자의 경우"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주식시장은 항상 주도 주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쏠림을 동반한다"며 "하지만 경기가 좋을 때의 쏠림은 소외 주 순환매로 연결되나, 경기가 취약할 때 쏠림은 결국 시장 전반의 약세 반전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매크로 요인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외국인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나타난 '탈중국' 자금이 구조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EM) 펀드 자금 중 10%가 탈중국 전략을 시행한다면 한국 시장에 배분될 자금은 약 9조원(약 72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며 "만약 20%가 탈중국 전략을 시행한다면 약 18조원(약 144억달러) 수준인데, 올해 코스피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약 14조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향후 3조~4조원가량 더 들어올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현재 한국 증시가 중국 증시보다 고평가된 점은 주시해야 할 항목이다.
박 연구원은 "현재 중국 주식시장 대비 한국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프리미엄은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인 41%까지 확대됐다"며 "지난 7일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한국은 13.8배까지 상승했지만, 중국은 9.5배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주당순이익(EPS)이 상향 조정되더라도 현재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태에서는 외국인 매수 역시 속도 조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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