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콘텐츠산업포럼②] 손윤선 크래프톤 팀장, "AI가 게임 패러다임 바꿔"...오영진 서울과기대 교수, "AI는 재조합기법으로 창조"

임은빈 기자 입력 : 2023.06.01 00:26 ㅣ 수정 : 2023.06.01 13:24

손윤선 크래프톤 Virtual Friend팀 팀장, "AI와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함께 퀘스트 수행 가능"
박성필 픽셀플레이 개발 부장, "AI 강화학습은 애완동물 조련과 유사, 보상 많은 행동 선택"
김선엽 이크림 대표, "향후 창작 패러다임은 창작가 1인에서 AI와의 협업 창작으로 진화"
송희구 작가, "AI가 창작 영역에 들어서는 것을 보며 솔직히 두려움 느껴, 생존의 두려움"
오영진 서울과기대 교수, "인간은 편견에 싸여 있다면 AI는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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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동안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2023 콘텐츠산업포럼'을 개최했다. 24일 정책포럼은 'AI와 인간의 공존'을, 25일 '게임포럼'은 'AI 기술의 집약체, 게임이 만들고 있는 길'을, 25일 '이야기포럼'은 'AI 시대, 이야기 산업의 전망'을, 마지막 날인 26일 '음악포럼'과 '방송포럼'에서는 'AI 시대, 오늘의 음악'과 'AI 시대, 방송 산업의 변화와 전망'을 각각 주제로 삼아 기조연설 및 토론을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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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선 크래프톤 Virtual Friend팀 팀장.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크래프톤은 현재 AI를 통해 게임 제작, 운영, 퍼블리싱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게임성을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과거에는 AI가 NPC에게 이동 경로를 설정하거나 사용자가 공격할 때 반격하거나 회피하는 로직을 만드는 등 간단하게 적용됐지만 현재는 AI를 통해 게임에 아이템을 맞춤형으로 추천하거나 이미지와 행동 분석을 통해 악용을 탐지하는 등 AI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손윤선 크래프톤 Virtual Friend팀 팀장은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3 콘텐츠산업포럼'의 게임포럼에서 이 같이 밝히고 게임 제작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사례와 퍼블리싱 등의 성과를 공유했다.

 

손 팀장은 "최근 AI를 음성·언어 모델, 비전·애니메이션 도구로 만들어 사내에 보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퍼블리싱과 관련해 홍보 이미지를 만들어 SNS에 올릴 때 외주로 제작한 이미지가 과거 행사 이미지를 카피하지는 않았는지 표절 이미지 검출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례로는 TTS와 관려해 AI를 접목해 감정을 연기하는 TTS를 만들어 실효성을 확인하는 단계가 있다. 언리얼 엔진을 통해 바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이고 사내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API 배포 계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이어 "버추얼 프렌드는 자연스러운 대화는 물론 전략을 세워 유저와 함께 게임 플레이도 가능해지고 표정이나 목소리도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발전하고 있다"며 "AI와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함께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한데 내부적으로는 게임을 넘어 카카오톡 등에서 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크래프톤은 AI 기술이 게임 제작 공정에 있어 효율성을 증대하는 것을 넘어 제작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보고 게임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져 더 많은 창작자가 게임 산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게임 제작 속도가 가속화되면 더 많은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플레이어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성필 픽셀플레이 개발 부장은 '강화학습의 콘텐츠화'라는 주제로 AI 강화 학습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박 부장은 "강화학습은 애완동물 조련과 유사하다. 원하는 행동을 하면 보상으로 간식을 주는 방식이다"며 "AI 역시 학습을 통해 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AI에게 게임에서 무기를 고르는 학습을 시키면 이를 통해 다양한 무기와 스킬에 대한 밸런스 테스트가 가능하다"며 "MMORG에서 레이드를 테스트 할 때 숙련된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은 어렵지만 강화학습을 거친 AI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부장은 "개발자가 일일이 설계하는 룰 베이스 방식을 게임이 오래되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시간은 배로 소모된다"며 "강화학습을 활용하면 데이터가 늘어도 비슷한 시간에도 작업이 더 복잡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강화학습이 없었다면 사람이 대신 그 시간만큼 일해야 했지만 강화학습을 통해 AI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기에 인력이 낭비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강연자는 공통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게임 개발 업무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AI에게 창의성이 필요하거나 기발한 발상이 요구되는 작업을 맡기면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게임 포럼에 이어 진행된 이야기 포럼에서는 김선엽 이크림 대표, 송희구 작가, 오영진 서울과기대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김선영 대표는 "AI를 이용한 완성도 높은 스토리메이킹을 위해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 거대언어모델로부터 높은 품질의 응답을 얻어낼 수 있는 프롬프트 입력값들의 조합을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AI가 스토리 메인작가의 영역보다 스토리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 열정이 투입돼야 하는 보조작가의 영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스토리 라인에 등장하는 프랑스 해변의 풍경이나 문화, 환경,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비용과 노동력, 시간을 들여야 했던 것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AI가 사실적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극적으로 묘사를 해준다"며 "향후 창작 영역에서의 패러다임은 창작가 1인에서 AI와의 협업 창작으로 이어지고 궁극에는 AI와 공동 창작물이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작가의 개념도 글을 쓰는 사람에서 글을 선택하고 보완하는 사람으로 메인 프롬프트 지휘자로 변화할 것이다. 지금까지 1인 작가가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했다면 AI 시대에는 다수의 공동 작가가 다수의 대중을 상대할 수 있는 규모의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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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구 작가.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송희구 작가는 "AI가 창작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을 보며 솔직히 두려움을 느낀다"며 "드라마 대본을 쓰고 책을 쓰는 창작자 입장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동종업계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두려움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작가는 이어 "실제 챗GPT-4를 사용해 여러 장면을 입력해 보면 서사보다 묘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AI를 이용해 많은 투고량을 소화하고 필요한 내용을 걸러내며 보조작가 정도의 영역을 대체하겠지만 순수 창작의 영역까지 당장 넘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창작 성과의 주도성은 인공지능에 정복 당하는게 아니라 통제하는 것에 있다"며 "결과적으로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은 경쟁이 아닌 상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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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진 서울과기대 교수.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오영진 서울과기대 교수는 "창작은 인간의 영역이지만 인간이 연산이 복잡하거나 편견에 둘러싸여 있다면 AI는 수겹의 편견이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능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대화 사이의 매개성을 보고 결과물을 도출해내는데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다시 변형 패턴화하면 예상치 못했던 창작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런 우연적 소재와 인간의 추가 개입을 통한 변환 과정을 통해 얻은 창작물을 '채굴 후 재조합 기법'이라고 정의했다.

 

오 교수는 이어 "AI를 통해 단순히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창작의 과정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도메인과 클래식한 경험 등의 교육이 기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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