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이슈] 민주당 전해철의원, 외국인 근로자 기숙 환경 개선 나서…'문화 선진국'을 위한 입법 평가

최정호 기자 입력 : 2023.05.11 03:07 ㅣ 수정 : 2023.05.11 08:53

외국인 근로자 기숙 시설 낙후... 현실은 급여에서 20만원 이상 기숙사비 공제
전해철 의원, 지자체의 외국인 근로자 기숙 시절 개선 사업시 정부 지원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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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외국인 근로자들이 열악한 기숙 시설이 사회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국내 사업주들은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등과 같은 숙소를 제공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월급에서 기숙사 비용으로 20만원 이상을 공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 산업체와 농가 등에서 일손이 부족함을 호소하자 국회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늘리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 개선은 뒷전인 채 인력부족 해소에만 급급한 모습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시상록구갑)이 발의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하 외국인 노동자 고용법 개정안)이 주목 받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심화되고 있는 산업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합리적 처우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문화적 선진국이 되는 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해철 의원의 이번 법안은 문화선진국을 지향하는 입법인 셈이다. 

 

■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 6만개 중 50%는 열악한 기숙 시설 제공…‘적절한 제공’이라는 제도 허점 악용, 구색만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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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소재 한 사업장의 외국인 여성 근로자의 샤워실이다. 문 대신 커튼으로 처리돼 있다. [사진=이주노동자노동조합]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북 익산의 한 농장 업주 A씨가 외국인 여성 근로자 2명을 고용했다. A씨는 체결한 근로계약서와 다른 주소지의 컨테이너에 이들 외국인 여성 근로자를 기숙하게 했다. A씨는 욕실에 구멍을 뚫어(샌드위치 패널) 두고 외국인 여성 근로자들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보다 발각됐다. 그동안 A씨는 매일 1.5시간 이상의 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착취했으며 외국인 여성 근로자들에게 숙소 사용료 15만원을 공제하고 월급을 줬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은 6만여 개로 이중 근로감독이 이루어지는 곳은 5%로 저조하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과 ‘지구인의정류장’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기숙 시설 문제로 민원을 제기한 사례가 25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통계에는 제조업의 경우 50% 이상, 농업 70% 이상이 열악한 기숙 시설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의 기숙 시설이 열악한 것은 현행법의 모호한 규정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기숙 시설은 근로기준법 시행령의 통제를 받는데 △화장실과 세면·목욕시설을 적절하게 갖출 것 △채광과 환기를 위한 적절한 설비 등을 갖출 것 △적적한 냉·난방 설비 또는 기구를 갖출 것 등이라고 명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이라는 모호한 표현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기숙 시설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영섭 이주노동자노동조합 활동가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법에서 적절하게 갖춰야 한다고 명시 돼 있으니 사업장에서는 구색만 맞추면 끝이라는 식”이라면서 “외국인 여성 근로자 샤워시설을 야외에 설치하고 문을 커튼으로 만들어도 목욕시설을 갖춘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론 문제 될 게 없는 것”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 고시에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부합하지 않은 기숙사를 제공한 경우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또 기숙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실제 제공된 기숙사와 제공한 정보가 다를 경우 외국인 근로자는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사업주가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를 개선할 수 있게 하거나, 열악한 시설을 제공했을 시 처벌하는 등의 법규가 부족한 것으로 보여진다. 

 

■ 전해철 의원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 법안 개정 통해 실질적 근로환경 이뤄야"

 

이에 전해철 의원은 지자체가 외국인 근로자 기숙 시설 개선 사업을 시행할 시 고용노동부가 행정‧재정을 지원할 수 있게 한 법안을 발의했다. 

 

전해철 의원은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안타까운 일일 발생하기도 한다”며 “법안 개정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문제에 대한 해법이 마련되고 실질적 근로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법안은 국회 통과 시 고용노동부가 외국인 근로자 기숙 시설 개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지자체의 외국인 근로자 시설 개선 사업 시 정부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물고를 틀어놓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정영섭 활동가는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기숙 시설 개선을 지원할 수 있게 근거를 마련한 법안”이라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기숙 시설을 일시에 개선할 수는 없으나 도움이 안되는 법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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