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영향력 강화하는 GPT…'AI 애널리스트'도 나왔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GPT(사전 훈련 생성 변환기)'가 증권가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각 업체별로 증시와 GPT를 결합한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AI가 '자본시장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발·출시하기도 했다.
■ 미래에셋證, 종목 시황 요약 서비스 '투자GPT' 개시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부터 챗GPT를 활용해 종목 시황을 요약하는 '투자GPT가 요약한 종목은?' 서비스를 도입했다.
투자GPT 서비스는 당일 이용객들의 관심을 받는 종목을 선별해 시황 데이터와 최근 중요 뉴스가 결합된 내용을 제공한다.
서비스 내용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인 엠스탁(M-STOCK) 홈 화면에서도 표시될 예정이며, 제공 종목수를 확대하거나 개인화를 하는 등 고도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시작한 네이버 클라우드 기반 해외뉴스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에도 챗GPT를 반영해 자연스러운 번역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기존 리서치센터 인력이 다루기 어려운 중소형 종목을 다루는 인공지능(AI) 리포트와 시장을 읽어주는 AI, 종목 읽어주는 AI 등 다른 리서치 서비스에도 AI를 접목하고 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는 "넘버원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목표 아래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 획기적인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타인에이아이, AI 애널리스트 '주디' 신규 개발·출시
일부 업체는 AI가 애널리스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발·출시하기도 했다.
커뮤니티 중심 투자 플랫폼 '오르락'을 운영 중인 타인에이아이는 지난 24일 AI 애널리스트 '주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번 서비스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에서 GPT 기술을 애널리스트에 적용하는 것은 주디가 처음이다.
타인에이아이 관계자는 주디에 대해 "기존에 투자자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종목 분석 및 시황 정보 파악, 투자포인트, 리스크 리서치, 종목 관련 뉴스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며 "재무제표나 사업보고서 등 다양한 투자정보도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인에이아이는 주디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AI 기술인 'FILM' 솔루션을 개발했고, 재무제표나 사업보고서, 뉴스 등 자체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해 최신 정보를 주디에 반영했다.
이 같은 기능을 도입해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보완했다. 할루시네이션 현상이란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답변하거나, 오답을 정답처럼 얘기하는 문제를 말한다.
■ 소셜인베스팅랩, '커피하우스'에 GPT 기반 챗봇 베타 출시
주식거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한 플랫폼 '커피하우스'를 운영하는 소셜인베스팅랩은 챗GPT 기반 댓글 챗봇을 도입했다.
커피하우스는 기존 증권사 MTS와 SNS를 결합한 주식거래 커뮤니티 서비스로, 하나의 어플 내에서 계좌개설이나 주식거래, SNS를 통한 정보공유 및 포트폴리오 관리가 가능하다.
소셜인베스팅랩은 주식 SNS에 특화된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챗GPT를 탑재한 커피하우스GPT 베타 버전을 도입했다.
커피하우스GPT는 챗GPT 챗봇이 게시글 또는 댓글에 자동으로 답변을 달아주는 서비스로, 축적된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나만의 GPT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추후 출시될 커피하우스GPT 정식 버전에서는 기존 베타 버전 기능에 더해 △정보 요약 △상승 종목 추천 △주식 종목 동향 안내 △종목 관련 뉴스 검색 △투자 전략 검색 △번역 등 주식 SNS에 특화된 다양한 기능이 추가 제공될 예정이다.
한동엽 소셜인베스팅랩 대표는 "챗봇을 통해 많은 사용자가 주식 관련 궁금증을 스스로 해소할 수 있다"며 "커피하우스를 더욱 재미있고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투자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모델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GPT가 추천하는 종목'은 아직 어려워…"데이터 정리 역할"
이처럼 GPT가 증시 관련 서비스에도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PT를 이용할 경우 여전히 할루시네이션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GPT 서비스를 보면 대체로 빅데이터 등의 정보를 요약하거나 종목에 대한 뉴스가 나올 경우 취합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GPT를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데이터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사용 중에 나타날 수 있는 오류 등도 반복 작업을 수행하며 교정하고 배우는 과정을 거쳐 정확성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