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 (137)] 김동연 지사의 고정관념 탈피 요구와 경기도 공무원의 속마음
경기도 공무원 "때 묻지 않은 신입들이 금기를 깨고 바른 소리를 해달라는 주문, 도청내 레드팀의 역할을 연상시켜"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신규공무원 임용 축하 행사는 이번이 처음인데 임용자들의 가족, 친지분들이 오셔서 축하해주고 하시는 모습을 보고 대학교 입학식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24일 경기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21일 개최된 '신규공무원 임용 축하 행사'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 경기도 관계자, "신규 공무원 임용 축하 행사는 대학교 입학식 분위기 났다"
경기도는 지난 21일 경기도청사 4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신규공무원 39명에게 임용장을 전달하고 공직 입문을 축하하는 '031 The FIRST DAY(031 첫날)' 행사를 열었다.
신규공무원 39명은 2021년 2회 공채에 합격한 7급 공무원 2명과 2022년 2회 공채에 합격한 9급 공무원 37명이다. 행사 이름으로 사용된 '031'은 '공(0)직자의 삶(3)을 시작하는 1일(첫날)'이라는 뜻으로 경기도 지역번호인 '031'에서 따왔다.
행사는 청사 안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신규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 시청, 임용장 수여식, 가족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 낭독, 도지사와 함께하는 소통의 시간순으로 진행됐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참석한 신규공무원 39명에게 일일이 공무원증을 목에 걸어주면서 격려와 축하의 말을 전했다. 도는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으로 구성된 031꾸러미를 제공해 신규공직자들이 조기에 적응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신규공무원 임용 축하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무원증을 신규공무원 임용자들에게 걸어주는 행사인데 옛날에는 회사(경기도청)에서 축하해줬다면 이번에는 임용자들을 키우거나 인연이 있는 사람들, 친지들이 오셔서 꽃다발도 가지고 오고 할머니, 어머니, 어린 아기까지 다 오셔서 축하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대학교 입학식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지사님께서 식사를 식구끼리 하고 오라고 배려를 해주셨는데 직장 입장에서는 이렇게 훌륭한 인재를 보내셔서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031꾸러미 선물세트는 개인 별로 도장도 있고 업무에 필요한 마우스도 있고 기본 업무수첩도 있고 공직을 처음 시작할 때 필요한 물품들을 나름 고민해서 꾸러미로 준비했다"며 "꾸러미 밖에 자기 이름 박힌 도장이 찍혀져 있다. 공직이라는 게 자기 이름 걸고 자기 책임 지고 일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가 함축적으로 잘 담겨져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증을 도지사가 걸어준다는 것은 되게 상징적인 것"이라며 "공무원증은 인사과나 총무과에서 그냥 받으면 되는 것인데 이런 것을 걸어준다는 자체가 약간 시상식 같은 느낌도 들고 특별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멋진 전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지사님과 공무원들간의 소통의 의미도 있다"며 "처음 오시는 분들에 대한 예우, 이런 것들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조직에서는 신규자가 가장 하위 직급인데 이들의 임용식에 지사가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의미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 김동연 지사, 어떤 공직자가 될지에 대해 '자기 답'을 찾으라며 '고정관념 탈피'를 주문
이날 김동연 지사는 행사에 참석해서 "오늘 신규임용자들을 보니까 반갑고 마음이 든든하다. 경기도청의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지사가 직접 임용장을 주고 가족분들까지 초청하는 건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여러분들을 지금까지 사랑해주시고 키워주시고 보살펴 주신 가족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즐거운 자리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직 생활하는 내내 왜 공직을 시작했는지, 앞으로 어떤 공직자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자기 답을 찾는 공직자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속에서 창의와 도전이 나오고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씩씩하고 자기 의사표시 분명하게 하고 정해진 틀과 룰을 존중은 해야겠지만 그것을 깨고자 시도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공무원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공무원이 돼 달라는 주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무엇보다 열심히 일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공무원이 된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 경기도 관계자, "연금과 안정적 직업만 생각하면 안돼...부담이 있지만 희생에 따른 희열도 있어"
경기도 공무원들은 김 지사가 던진 질문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할까. 기자는 이와 관련해 한 경기도 관계자와 약식 인터뷰를 갖고 솔직한 속마음을 들어봤다.
이 관계자는 "김동연 지사가 자기가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라고 했는데 당신은 어떤 공무원이 되고자 했냐?"라는 질문에 "공무원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은 부담감이 많은 직업이다. 또 대민업무 속에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말하는 공직이라는 건 대민 서비스 업무이거든요. 그런거에서 오는 약간 좌절도 있을 거고 고난도 있을 거에요. 그렇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그 속에서 보람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복지 및 민원담당 공무원 등의 자살사건도 있었는데 그만큼 공직이라는게 쉬운 직업은 아니다. 코로나19 등의 국가적인 재난, 위기, 긴급시에는 공무원이 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 직업"이라며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일을 아무한테나 맡기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일을 했을 때에 성취했을 때의 만족감, 보람 이런 것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상"이라고 말했다. 또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내하되 거기에 따르는 희열, 만족감도 있을 거고 그런 약간 고차원적인 직업 의식이 있어야 된다. 현재 공무원이 연금, 안정적 직업, 이렇게만 생각하고 시작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김 지사가 쓴 '대한민국 금기 깨기' 책이 있다. 거기에 보면 관습을 뛰어 넘어야 되고 기존의 관성을 버려야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금 공무원이 하던대로 하고 어떻게 보면 복지부동 무사안일 이런 것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넘어서지 않으면 새로운 창의, 창조, 혁신 이런 것들 하고는 거리가 멀어진다. 공무원들이 기존에 해왔던 것들에 대한 것들을 버려야 된다는 걸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 특히 신규 공무원들은 때가 묻지 않았다. 그 분들한테는 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기존에 해왔던 대로 따라갈 필요 없이 모든 현상을 새롭게 보고 더 나은 게 있다면 과감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경기도청의 레드팀하고도 연결이 된다. 레드팀은 직장내에서 바른 소리를 해달라는 이야기이다. 변화를 제안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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