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4.05 05:00 ㅣ 수정 : 2023.04.05 09:26
위니아,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3년간 이어온 흑자 행진 마침표 금리인상·인플레이션 심화 등으로 위니아 경영에 어려움 겪어 김혁표 대표, 총사령탑 물러난 지 1년만에 구원투수로 등장 김 대표, 효율적 경영관리와 가전 경쟁력 강화에 관심 모아져 세계 첫 당질저감 밥솥·프리미엄 에어컨 출시해 선풍적 인기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위니아담채는 지난해 회사 이름을 ‘위니아(WINIA)’로 바꿔 국내를 대표하는 3대 가전업체로 위상을 확립하고 세계적인 종합 가전사로 도약을 다짐했다.
하지만 위니아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암초에 부딪혀 지난 3년간 이어온 흑자 릴레이에 마침표를 찍고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심화 등 경기 악재가 이어져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전 시장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위니아는 위기 극복 해법으로 ‘김혁표 대표(61·사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혁표 대표는 위니아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불과 1년 만에 위기에 처한 위니아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위니아는 매출 1조원 ‘딤채 신화’ 주역 김 대표를 통해 대내외 위기에 맞서 내실 있는 경영 성과 달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위니아, 3년 연속 흑자에서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지난해 끝나 가전 수요가 크게 줄었고 동시에 불어 닥친 글로벌 경기침체 후폭풍으로 국내 가전업계는 역대급 불황기에 접어들었다.
위니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3대 가전업체 위상을 확립하고 세계적인 종합 가전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발 빠르게 수립했다.
이에 따라 내수 위주였던 사업 영역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사명을 기존 위니아딤채에서 위니아로 변경했다. 위니아를 대표하는 김치냉장고 ‘딤채’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종합가전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또한 신임 대표에 최찬수 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 신임 대표는 40년 경력의 가전 전문가로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외에서 위니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적임자로 평가됐다.
특히 최 신임 대표는 위니아가 2021년 1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표이사직에 선임됐다.
위니아는 새로운 대표이사를 필두로 제품 혁신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로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센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가전제품을 출시하고 미국 시장을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지만 위니아는 힘겨운 보릿고개에 들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니아의 지난해 매출은 약 782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73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9년부터 성장가도에 올라탔던 위니아가 불과 1년 만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 ‘1조 매출’ 김혁효 대표, 구원투수로 재등판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심화 등으로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대내외 요소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험로를 예상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안 요소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올해도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며 “특히 1분기는 가전업계 특성상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가전 대기업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전업계는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야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니아는 불투명한 업계 전망에 ‘김혁표’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위니아는 최근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혁표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초 위니아딤채 대표로 부임했으며 2022년 초까지 3년간 위니아를 이끌었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가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김 대표가 다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는 게 위니아측 설명이다.
김 대표가 위니아 구원투수로 재등판하게 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이끈 3년 간 위니아는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위니아를 종합가전회사로 키우기 위해 신규 제품군 발굴에 역량을 쏟았다.
위니아는 2019년 설립된 태국 생산법인에서 세계 최초로 당질저감 밥솥 ‘딤채쿡’을 탄생시켰다. 딤채쿡은 출시 58일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 대표는 이듬해인 2020년 에어컨 사업을 '제2의 딤채'로 키운다는 포부와 함께 ‘50년 역사의 에어컨 명가’ 기술력을 집약시킨 프리미엄 에어컨 ‘둘레바람 에어컨’을 출시했다.
또 2021년에는 가전업계 불어온 컬러마케팅(Color Marketing) 열풍을 겨냥한 프렌치 냉장고와 보르도 와인셀러 출시하는 등 신규 제품군 발굴에 거침없는 행보를 거듭했다.
이에 따라 위니아는 김 대표가 부임한 이래 해마다 성장을 거듭했다. 위니아 매출액은 △2019년 7504억원 △2020년 8755억원 △2021년 1조52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 206억원 △2020년 497억원 △2021년 428억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임기 3년 내내 연속 흑자를 내고 특히 마지막 해인 2021년에 사상 첫 매출 1조원의 쾌거를 달성했다.
위니아 관계자는 김 대표 선임 배경에 “김 대표는 재임 기간 뚜렷한 실적을 증명해 회사를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상품기획 전문가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내실있는 경영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찬수 대표가 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김 대표가 재등판한 배경에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 차원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위니아 관계자는 “최찬수 대표는 일신상 사유로 사임했을 뿐 실적 등과 전혀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 선임 소식에 위니아의 향후 사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장이 바뀐 만큼 올해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선 궤도 진입이 예상되는 하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흑자전환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어 더욱 주목될 수밖에 없다.
다만 올해 1분기가 이미 지나 2분기가 시작됐고 더욱 혁신적인 제품으로 세계 종합가전으로 도약한다는 기존 전략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김 대표가 강조했던 ‘신규 제품군 발굴·라인업(제품군) 다각화’라는 경영 기조와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한편 위니아는 김 대표가 선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향후 경영 전략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