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음악 창작자의 등용문, 오디우스(Audius)
메타버스와 웹3.0이 디지털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탄생하며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웹3.0을 표방하는 뉴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또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웹3.0 기반의 스타트업과 뉴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성숙산업이었던 음반산업(Recorded Music Industry)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요 확대에 따라 성장산업으로 부활하고 있다.
2021년 현재, 글로벌 음반산업의 시장규모는 259억달러로, 2014년(142억달러) 이후 연평균 7.2% 성장했다. 이는 음반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부문(2021년 169억달러)의 꾸준한 성장 덕분이다.
•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 메이저 3사가 59% 차지
한편,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소수 플랫폼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스포티파이(31%), 애플뮤직(15%), 아마존뮤직(13%) 등 메이저 3사의 시장 점유율은 59%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음반산업 생태계의 수익배분은 매우 불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반업계 추산에 따르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의 수입 중 창작자(작곡가, 작사가, 실연자 등)에게 지급되는 비율은 15% 내외다. 이마저도 인지도 높은 일부 아티스트에 한정된 것이고, 신인 창작자들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처럼 소수 대형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음원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오디우스(Audius)’가 그 주인공이다.
• 웹3.0 기반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오디우스(Audius) 부상
오디우스(Audius)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음원시장의 불합리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의 90%를 창작자에게 되돌려주겠다는 목표로 2020년 10월 탄생했다.
플랫폼 기업이 유통·제작사로부터 음원을 받아 중앙 서버에 집적하면 사용자가 구독료를 지불하고 이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창작가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음원을 직접 배포할 수 있는 P2P(Peer to Peer) 방식이다.
현재까지 25만명 이상의 신진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을 업로드했고, 매월 66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오디우스에서 음악을 즐기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멜론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오디우스에서 서비스하는 음악들은 신진 아티스트가 제작한 인디계열이 대부분이지만, 유명 아티스트도 신곡 발표를 위해 오디우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소수의 대형 플랫폼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음반산업에서 오디우스가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 블록체인 기술 활용, 음원시장의 불합리한 수익구조 개선을 목표로..
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업체인 스포티파이에서 창작자가 1000달러를 벌기 위해서는 30만회 이상의 선곡이 필요하며, 2위 업체인 애플뮤직의 경우 10만회 이상 스트리밍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중앙집중식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기성 창작자조차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오디우스는 이 점을 집중 공략했다. 오디우스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구현해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고 수익의 대부분을 창작자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오디우스의 운영자가 취하는 수익은 단 7%뿐이다.
창작자는 자신의 음악을 오디우스에 업로드하면 1차적으로 오디오(AUDIO)라는 암호화폐를 보상받는다. 그리고 주간 Top 5에 오르거나,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으로 홍보하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보상받은 암호화폐를 외부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건 물론이다.
• 투명한 정보 제공, 음악 외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도 장점
기존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해 오디우스의 장점은 몇 가지 더 있다.
먼저, 오디우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추적 시스템, 수익배분 구조, 콘텐츠 소유 구조 등을 구현하고 창작자에게 자신의 음원이 얼마나 선곡되었는지 투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창작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티스트와 팬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오디우스에는 NFT 수집품을 공개할 수 있는 ‘수집품(Collectibles)’이라는 메뉴가 있다. 창작자는 여기서 자신이 보유한 NFT를 팬들에게 공개해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다.
또, 공연 티켓, 싱글 앨범 등을 NFT로 발행해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이밖에, 오디우스는 7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 창작자의 음악이 쉽게 공유될 수 있게 함으로써 신규 창작자와 사용자의 유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틱톡 사용자의 상당수가 새로운 음악을 틱톡에서 접하며, 틱톡을 통해 스타가 된 아티스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국내 음반업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에 맞서 서비스 전반의 혁신 필요한 시점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전문기관(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4.7%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의 높은 성장에 발맞춰, 플랫폼 기업의 독점에 맞선 웹3.0 기반의 혁신적인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도 예외가 될 순 없다.
웹3.0 기반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기존의 음반산업을 완전히 무너뜨리진 못하겠지만, 현재의 불합리한 구조와 생태계를 개선하는 트리거 역할은 충분히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음반업계도 새로운 음악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에 대비해 서비스 방식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혁신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의 파이팅을 기대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