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민항공사’ 이스타항공, 3년간 암흑기 끝내고 본격 재도약
7호기부터 국제선 투입해 글로벌 시장 공략
올해에만 200여 명 추가 채용…'재고용'도 본격화
연내 항공기 10대로 늘려 매출 1460억원 거머쥔다
2024년 흑자전환후 2027년 20대 이상 기재와 매출 8000억 달성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이스타항공이 3년간의 암흑기를 거치고 본격적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020년 3월 24일 경영난을 겪으며 전면 운항을 중단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8일 항공운송면허(AOC) 재취득에 성공하며 오는 26일 상업비행 재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앞두고 이스타항공은 14일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재운항을 기념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를 포함해 유상종 경영총괄 전무, 이경민 영업운송 총괄 상무, 이정 정비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말 10대 기재를 확보해 146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2024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5년 후인 2027년에는 20대 이상의 기재와 매출 8000억원 달성을 향해 달려간다.
조 대표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기재 및 노선, 채용, 안전 투자 등이 담긴 이스타항공 5개년 사업계획을 직접 제시했다. 그는 “이번에 새롭게 맡게 된 이스타항공을 헌신하겠다”며 남다른 의지와 각오를 드러냈다.
■ 연내 항공기 10대로…7호기 도입 시점부터 국제선 취항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잉 737-800기종 3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까지 10대 보유를 목표로 상반기 2대, 하반기 5대를 추가 도입하기 위해 리스사들과 협의 단계에 있다.
특히 7호기부터는 차세대 항공기 보잉 737-8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737-8기종은 전 세계 188개국에서 운항허가를 얻은 기종으로 최대 운항거리가 6570km에 이른다. 이는 기존에 보유한 737-800보다 약 1140km 길며 연료 효율성이 15% 이상 개선됐다. 또한 기존 NG기종보다 탄소 배출량이 줄어 친환경 항공기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201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737-8기 두대를 도입해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 관련 기종의 운항과 정비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싱가포르 노선 등 중거리 노선에 737-8기를 도입해 20% 이상의 연료 절감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737-8기를 통해 중단거리 노선 선택의 폭 확대와 운영 효율성 향상, 안전성 확보 등을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조 대표는 “737 기재를 20대 이상 보유하고자 한다"며 "특히 7호기부터 737-8기를 도입해 기존 737-800 모델은 더 이상 들여오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기종 도입) 전략을 통해 연료비, 안전성과 함께 신규 취항지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기재 도입 시점에 맞춘 노선 계획도 공유했다.
우선 운항 초기에는 김포와 지방발(發) 제주 노선에 집중한다.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3대와 함께 추가 도입하는 4~6호기는 김포-제주 노선과 지방공항발 제주노선에 집중 투입된다. 제주공항이 확보한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을 최우선 활용해 국내선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항공 편의 증진에 이바지해 신뢰를 얻겠다는 얘기다.
이경민 상무는 “2월에 이어 3월은 국내선 공급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며 부족해진 공급의 2/3 정도는 이스타항공 공급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며 “15일부터 시행되는 초특가 프로모션을 필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2월에 겪은 공급부족은 많이 해소돼 안정화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7호기 도입이 예정된 하반기부터 국제선 취항이 본격화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해외노선은 수요가 큰 인기 노선을 중심으로 중단거리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김포-송산 노선을 출발선으로 이후 추가 기재도입 상황과 시장 추이 등을 고려해 인천발 ‘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인기 노선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지역 관광 수요가 높은 노선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이스타항공 강점인 중국노선은 노선 회복 추이를 검토해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
조 대표는 “국제선 취항을 위해 허가받아야 할 사항이 여러 가지 있다. 이는 상당수 안전하고 관련된 부분”이라며 “이에 따라 언제 취항 하겠다고 명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9월은 돼야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LCC(저비용항공사)가 중장거리 기재를 도입해 성장하려면 그만큼 규모가 우선돼야 한다. 비행기를 최소 20대 이상 운영해야 한다”며 “우선 확보 가능한 기재에 맞춰 중단거리 중심으로 성장해나가고 이후에 2단계 발전 전략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건실한 재무구조로 ‘성장기반’ 확보…안전·인력 적극 투자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하고 인수·회생과 AOC 재발급 과정에서 재무와 관련된 고비를 넘겼다. 이에 따라 본격 운항을 앞둔 시점에서 화두 중 하나는 단연 ‘재무구조’일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은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로 인수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됐다.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100억원의 증자 자금을 투자 받게 됐다. 이를 통해 이스타항공은 항공시장의 회복 탄력성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AOC 취득과 재운항을 목표로 안전과 통제 시설 구축, FTD( 모의 비행 조종 훈련 장치) 등 훈련장비, 전산시스템 분야 등에 9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안전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관리하는 통합안전관리시스템(ESMS) 구축을 끝내 안전관리 체계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숙련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재 확대와 함께 투입되는 운항, 객실, 정비 등 직원들에 대한 재자격 훈련을 강화한다. 더불어 올해 예비엔진과 항공기 부품 등 안전과 관련된 시설과 장비, 훈련 등에 200억원 이상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이스타항공은 신생 항공사가 아니다. 운항 승무원, 객실 승무원, 정비사, 운항관리사 등 6대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을 만큼 전문인력이 확보된 상태”라며 “정부에서도 항공기 안전에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시책에 맞춰 이스타항공도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경영계획에 맞춰 올해만 200여명의 추가채용을 진행한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그간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경우 기존에 재직했던 임직원을 우선 채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만큼 약속이 지켜질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조 대표는 “이스타항공이 어려울 때 회사를 위해 떠나신 분들이 계신다. 어떻게 보면 회사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라며 “당연히 그분들에 대한 재고용은 이뤄져야 한다. 부문별로 재고용을 우선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7호기 도입 시점에 맞춰 퇴사한 임직원에게 재입사 의사를 확인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노조가입 여부나 부당해고 소송 진행 등으로 차별 받아선 안 된다”며 “투명한 의사 확인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부정채용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부정채용을 막기 위해 투명한 채용 절차를 새롭게 정립했다”며 “부정채용 대부분이 임원진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해 실무 면접 비중을 높이고 모든 채용 절차는 감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고 강조했다.
2009년 1월 처음 취항한 이스타항공은 당시 파격적인 항공권 프로모션 등으로 항공여행의 대중화, LCC 전성기를 주도하며 ‘국민항공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비록 지난 몇 년간 일련의 사건들로 과거 명성에 먹칠을 했지만 이제는 과오를 깨끗이 씻어내고 힘차게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는 게 이스타항공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이스타항공은 새롭게 태어났다. 외부에서는 경영진 관련 소송 등 과거와 연결된 듯 보이지만 회사 내부에는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게 새로운 상태다. 오로지 안전하게 재운항 하는데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며 "더 이상 이스타항공을 과거의 이스타항공으로 바라 보지 말고 새롭게 태어난 ‘New 이스타항공’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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