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정부 입김에 식품업계와 주류업계가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물가안정을 위해 식품업계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동원F&B, SPC, 오리온, 삼양식품, 해태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매일유업 등 12개 주요 식품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식품물가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정부와 식품업계가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간담회 참석 이틀 만인 지난 2일 CJ제일제당은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CJ제일제당은 당초 이달부터 편의점 판매용 조미료(다시다), 고추장(태양초고추장, 초고추장), 냉동 면·떡류(우동, 짜장면, 떡국떡 등) 가격을 최대 11% 인상할 계획이었다.
풀무원샘물도 1일부터 생수 출고가를 5%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전면 취소했다.
앞서 주류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주 등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그런 품목의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말이 나온지 하루 만에 하이트진로는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오비맥주 역시 당분간 맥주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시대'에 굳게 닫힌 지갑으로 힘든 두 업계에게 가격 인상은 절실하기만 하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고, 풀무원은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면서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정부 눈치에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언젠가 가격 인상 카드를 다시금 꺼내야 한다.
다만 참다, 참다 큰폭으로 오른 난방비처럼 미뤘다 한꺼번에 올려 큰 충격을 주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