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2.16 10:35 ㅣ 수정 : 2023.02.16 10:35
코로나19 입국규제 해제와 함께 전세계 관광객들 일본여행 몰리자 호텔객실 단가 큰 폭 증가, 작년 12월 일본내 호텔 객실단가 17만원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20% 가량 상승, 국내 출장 직장인들 비용부담 증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호텔들의 숙박비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민간조사에 의하면 작년 12월 평균 객실단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약 20% 급등하였고 현재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의 내수관광 활성화 정책과 외국인 여행객의 급증에 더해 관광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부족으로 인해 객실공급 자체가 감소한 탓인데 올해도 시내 호텔들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 출장이 잦은 일본 직장인들도 비용부담 증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 STR이 조사한 2022년 12월의 일본 내 호텔 객실단가는 전월 대비 1665엔(10.8%) 오른 1만 7127엔을 기록했다. 코로나 유행 전인 2019년 12월에 비해서도 18.4%나 오른 가격이다. 한 예로 도쿄에 위치한 팔레스호텔의 경우 12월 평균 객실단가가 무려 8만 3000엔을 기록하며 개업 이래 최고 가격을 경신하기도 했다.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다. 일본 정부는 2022년 10월부터 방역대책을 완화하며 국경을 개방했는데 관광국이 조사한 12월 방일관광객은 총 137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54%까지 회복했다.
반대로 호텔들 입장에서는 계속되는 인력부족에 전기와 수도요금까지 급등하며 요금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 대형호텔 간부는 ‘인력부족으로 객실가동률이 평소의 80%에 그치고 있어 수익확보를 위해 객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덕분에 평소라면 연말연시 연휴가 끝나고 비수기에 들어서는 1월에도 숙박요금은 저렴해지지 않았는데 일본 정부까지 나서서 1월 10일부터 2차 전국 여행지원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어 호텔들의 숙박요금 인상은 2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나고야에 위치한 프린스호텔 스카이타워의 올해 2월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도쿄 이외의 도시들에서도 여행수요 회복세가 뚜렷했다.
한편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 호텔들은 객실단가보다는 가동률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향후에는 이러한 관습이 바뀔 가능성도 생겼다. 가격 인상은 지금까지 경영난이 계속되었던 관광업계의 재무기반과 종업원의 대우 개선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쳐 도쿄 팔레스호텔의 경우에는 종업원들에게 임시 급여상승을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급격한 숙박비 상승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쉽다. 도쿄에 위치한 고급호텔들의 휴일 숙박비는 1박 최소 15만 엔에서 20만 엔 정도까지 치솟은 상황인데 더 이상 부담 없이 묵을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여행지원 캠페인도 객실단가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면서 정부보조금을 통한 가격할인보다 체감가격이 오히려 더 올랐다는 여행객들도 있고 일부 숙박시설들은 몰려드는 여행객들을 감당하기 버거워 캠페인 이용을 자체적으로 거부하는 곳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직 여행수요가 본격적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인력부족과 객실공급에 허덕이는 호텔들이 속출하면서 앞으로의 인력수급 상황에 따라 일본여행 물가도 함께 급등락을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