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인연이 많았던 정형진 장군의 통합메트릭스 신화(하1)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연대전투단훈련 평가(RCT)는 2단계 상급부대인 군단에서 통제 계획을 수립해 통상 쌍방 또는 일방으로 진행되며 연대장의 능력 평가는 군단장 책임하에 이루어진다.
또한 연대장 재임 기간에 타연대와 비교되어 서열이 매겨지며 차후 진급에도 결정적인 평가 요소가 되어 매우 중요한 훈련 평가이다.
헌데 군단 통제하에 진행되던 연대전투단훈련 평가(RCT)중에 뜻하지 않게 당시의 군사령관 윤용남 장군이 현장지도를 하겠다고 통보하며 불시에 연대지휘소를 기습 방문했다.
기습을 받아 잠시 혼돈 상태가 되었지만 정형진 연대장과 참모들은 훈련 전에 밤을 꼬박 새우며 준비했던 군사령관의 강조사항인 한반도 지형에 부합된 새로운 ‘도로견부위주 종심방어’개념과 전장정보분석(IPB) 및 ‘통합메트릭스’를 활용한 전투지휘를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었다.
곧 위기(危機)는 호기(好機)가 되었다. 연대장과 참모들의 브리핑을 듣고 훈련 현장 상황을 확인한 3군사령관 윤용남 장군은 전에 실시된 타부대의 연대전투단훈련(RCT)에서 호되게 실수를 질책하며 모두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흡족한 표정이 되었다.
마치 윤 사령관이 그해 8월에 무적태풍부대를 초도방문했을 때 이영대 사단장(학군4기)의 업무보고를 받고 “사단장의 업무보고는 크게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군사령관의 평소 생각과 의도가 업무보고에 100% 모두 수용되어 있어 더 이상 할말이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라고 훈시했던 상황과 같은 분위기였다.
■ 불리한 상황에서 연대전투단(RCT)평가 최우수부대로 선정되는 통합메트릭스 신화 만들다
윤 사령관은 “사령관이 강조했던 한반도 지형에 부합된 새로운 ‘도로견부위주 종심방어’개념과 전장정보분석(IPB) 및 ‘통합메트릭스’를 활용한 전투지휘를 정형진 대령이 완벽하게 구현했다”라며 “80연대의 훈련 및 전투방식은 앞으로 전장에서 연대급이 적용할 롤모델이다”라는 격려와 극찬을 남기고 떠났다.
헬기를 타고 연대 지휘소에서 출발하는 군사령관을 배웅한 뒤에 소속이 바뀌며 연대전투단(RCT)평가 통제부가 된 새로운 상급부대의 군단장 및 군단참모들은 맨붕 상태에 빠진 표정이었다.
특히 80연대의 새로운 통합메트릭스에 의한 전투지휘 방법을 보고 너무 복잡하고 이해가 어렵다며 혹평을 했던 일부의 군단참모들은 꼬리를 감추었고 새로운 방식에 동의하며 호평을 했던 참모들은 미소를 띄웠다.
이후 타부대의 연대전투단(RCT) 평가도 있었으나 군단참모들은 진퇴양난(進退兩難)을 겪어야 했다. 80연대로 연대전투단(RCT) 평가 결과 최우수부대로 선정하자니 기존 연대장들의 눈치가 보였으며 기존 부대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결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군사령관의 극찬은 당연한 결과를 낳게 했다. 국방개혁 시행을 위해 기동군단이 2개로 증가함에 따라 소속이 바뀌어 인접 군단 예하부대로 전환된 불리한 상황속에서도 80연대는 연대전투단(RCT) 평가 최우수부대로 선정되는 통합메트릭스 신화를 만들었다. (하편 계속)
◀김희철 프로필▶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소장(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