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시장 개척자’ 휴젤 손지훈 대표. 올해 승부처는 북미 진출과 유럽 및 중국시장 확대
윤예은 기자 입력 : 2023.02.13 05:58 ㅣ 수정 : 2023.02.27 10:41
30년간 제약업계 한 우물 판 손지훈...2018년 대표 취임 이후 휴젤 매출 상승세 이끌어 중국, 유럽 시장 개척에 이어 미국 진출 목전에…질적ˑ양적 성장을 위한 내부 다지기
[뉴스투데이=윤예은 기자]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59)은 업계에서 ‘해외시장 개척자’로 통한다. 1989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미국 본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동아제약 글로벌 사업부 전무, 동화약품 대표이사, 박스터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8년 1월 휴젤 대표집행임원으로 취임했다. 뛰어난 글로벌 감각과 추진력을 갖춘 해외 영업 전문가라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 지난 해 3,4분기 연거푸 실적 경신...지난 해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 달성
휴젤은 지난해 3분기 매출 총액은 707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은 18.3% 증가해 248억 원을 기록했다. 휴젤 관계자는 “중국, 유럽, 브라질, 태국, 대만 등 다양한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수출 성장세가 이어져 이번 3분기에 역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4분기에도 또 기록을 경신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00억원과 30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처럼 연거푸 기록을 경신한 결과 지난 해 휴젤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휴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한 281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2% 늘어난 1025억원, 당기순이익은 2.2% 증가한 6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 손 대표 올해를 글로벌 대도약기로 규정...품목허가를 유럽 16개국에서 36개국으로 확대, 미 FDA는 4월에 품목 허가여부 결정
손 대표 취임 이래 휴젤은 해외 시장 진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휴젤은 대표 제품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보툴렉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로 급증했으며, 지난해(1~3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휴젤은 2019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중국의 미용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8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휴젤은 2019년 4월 중국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2020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이는 전 세계 네 번째 중국 시장 진출로 NMPA의 높은 기준을 돌파한 손 대표의 글로벌 저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지난해 4월에는 HA필러 더채움에 대한 NMPA의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중국HA필러 시장은 2025년 약 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로써 휴젤은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과 HA필러 시장에 동시 진출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우뚝섰다.
손지훈 대표는 “올해는 휴젤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말 속에는 플랜이 담겨 있다. 북미 진출과 유럽시장 확대가 그것이다.
휴젤은 5000억 규모의 유럽 시장 진출에도 속력을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유럽 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로부터 보툴렉스에 대한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수령한 후 유럽 주요 11개국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휴젤 측은 현재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등 주요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경험을 발판으로 올해 남은 25개국 품목 허가를 추가로 획득해 유럽 36개국 진출을 완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일 국가 중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톡신 시장 진출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해 미 FDA 품목허가 신청 후 보완요청 서한을 받은 휴젤은 현재 FDA 품목허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FDA는 오는 4월까지 보툴렉스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해 품목허가를 획득한 캐나다와 호주에서는 현지 법인을 통한 출시를 추진 중이다.
■ 유례없는 '성장의 역사' 써낸 30년 경력의 ‘글로벌 영업통’…2018년 휴젤 대표 취임 이후 5년 동안 매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손 대표는 1989년 제약업계에 발을 디딘 뒤 30년 넘게 한 우물을 파온 제약업 전문가이자, 국내외 제약사를 두루 거친 ‘글로벌 영업통’이다. 제약기업의 대표이사를 맡을 때마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사업체질을 빠르게 바꿔내 눈에 띄는 사업 실적을 보여왔다.
2008년 박스터코리아 대표로 선임돼 2014년까지 연평균 9.6%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한 바 있다. 2016년에는 동화약품 대표로 선임돼 당시 실적 부진에 빠진 동화약품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 손 대표는 동화약품 대표 취임 첫 해에 영업 이익 100억 원 초과 달성이라는 실적을 이뤄내며, 동화약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손 대표의 최대 강점인 글로벌 역량을 발휘해 몽골과 캄보디아 등에 독점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화약품에서의 성과를 인정 받은 손 대표는 2017년 휴젤의 대표집행임원에 선임됐다. 휴젤은 당시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를 두루 경험한 경영 전문가로서 글로벌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휴젤의 국내외 사업 강화를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경영비전을 밝힌 바 있다.
손 대표와 휴젤이 연을 맺은 2017년은 베인캐피털이 ‘LIDAC’를 통해 휴젤의 경영권을 인수한 시점이다. 베인캐피털은 휴젤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고, 이사회와 별도로 업무 집행 전담 임원을 두는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손 대표를 영입했다.
손 대표는 취임 후 최대주주 변경이라는 과제를 안고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해 준비된 제약기업 CEO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휴젤은 손 대표 취임한 이후 매출 2018년 1824억원, 2019년 2046억원, 2020년 2110억원, 2021년 2451억원을 기록했다. 손 대표가 이처럼 취임 이후 5년 동안 매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한 것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성장의 역사'이다.
■ 당면 과제는 영업 마케팅 고도화= 유럽 및 중국시장 확대와 미국 진출을 위한 필수 조건
휴젤은 올해 주요 목표로 내부 시스템 강화를 통한 글로벌 진출 고도화를 내세웠다. 손 대표는 지난해 창립 21주년 기념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열어 “휴젤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은 1월 10일 올해 첫 POA(Plan of Action)을 열어 영업ˑ마케팅 혁신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CE(Commercial Excellence) 전략을 세부화해 품목별 매출 확대 및 신규 거래처 확보를 견인하고, 대변-비대면 영업이 조화를 이루는 옴니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양적 성장에 대한 목표도 뚜렷하다. 국내 시장에서 보툴렉스와 더채움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시장 진출에 성공한 중국 및 유럽 시장의 점유율 확대, 미국 진출 대비 등에 속력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업 및 마케팅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게 손 대표의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정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신규 브랜드 ‘바이리즌’의 인지도를 높이고 흡수성 봉합사 브랜드 ‘블루로즈’의 라인업을 보강하는 등 국내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기능성 화장품 ‘웰라쥬’ 및 병의원 전문 화장품 ‘[PR]4’의 채널별 차별화 전략 수립과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코스메틱 시장에서의 입지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