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빙그레, 가격인상으로 영업익 늘었는데 또 인상…다른 이유있나
지난해 아이스크림 가격인상에 영업익 50% 증가
영업이익률 타업체 절반수준…올해 2월 가격인상
소비자 "담합 과징금 388억원 손실보전 떠넘기는 것 아냐" 비판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지난해 가격인상을 통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빙그레가 새해부터 가격을 또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3월부터 투게더', '메로나' 등 주요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올렸다.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은 2016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메로나의 소매점 판매 가격은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투게더의 경우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뛴다. '비비빅'과 '엑셀런트' 등 다른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도 인상됐다.
올해는 2월부터 순차적으로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이에 따라 일반 소매점 기준 메로나, 비비빅을 비롯한 바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등의 아이스크림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된다.
빙그레는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유가공품 등의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제조원가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원가 부담을 줄이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경영 압박이 심화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지난해 영업익을 394억766만원으로 전년 대비 50.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2676억8582만원으로 10.5% 올랐다.
이에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미리 인상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업이익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조그마한 인상 요인만 있으면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아주 책임감 없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빙그레는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2021년 원부자재 가격이 급증하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면서 영업이익률이 2~3%밖에 안 나왔다"며 "타 식품업계가 4~5%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업이익은 기저효과에 따른 이익 개선으로 보면 된다"며 "가격 인상을 안 했더라면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빙그레가 원자잿값 증가에 따른 손실분을 채우기 위해 제품가격을 올렸다는 명분이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담합 과징금을 가격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 및 아이스크림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을 담합한 빙그레 등 5곳 빙과업체에 과징금 135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는 빙그레가 388억3800만원으로 가장 많다. 특히 공정위는 빙그레와 롯데푸드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수년간 가격 담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더니 과징금으로 인한 피해액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냐는 등 빙과업계의 가격 인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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