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시대 열렸다③끝] 삼성, 바이오로 반도체 성공신화 되살린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2.03 05:00 ㅣ 수정 : 2023.02.03 05:00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30년 연속 세계 1위 금자탑 쌓아
삼성, 바이오 산업을 AI· 6G 등과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삼성바이오로직스,세계 최대 CMO 이어 최고 CDMO로 발돋움 채비
삼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매출 '3조원 벽' 처음으로 무너뜨려
삼바, 선제적 투자와 사업 다각화에 세계 1위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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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5·사진)이 계묘년(癸卯年) 새해 벽두부터 국내외를 넘나들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 회장이 그룹 총수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고 그의 ‘뉴삼성’ 비전이 본격적으로 첫발을 떼는 해이니 만큼 그와 삼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로 재계 전반 실적이 우울한 가운데 올해 산업 기상도 역시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이에 따라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이 회장 경영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 회장은 ‘인재·기술·동행’이라는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삼성 미래를 AI(인공지능)와 6G(6세대 이동통신) 등 차세대 먹거리에서 초격차 기술(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 격차) 확보를 꾀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 '반도체 성공신화' 가 재현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 회장과 삼성이 걸어갈 '2023년 경영 로드맵'을 시리즈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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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방문해 제4공장 생산 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삼성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이 써 내려간 성공 역사는 ‘반도체’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전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을 성공해 당시 메모리 반도체 선두주자였던 일본을 꺾은 삼성전자는 이듬해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에 등극했다. 그리고 현재 범접할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격차)으로 '메모리 반도체 30년 연속 부동의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리고 삼성은 이제 바이오를 통해 ‘반도체 신화’ 재현을 꿈꾸고 있다. 바이오 산업을 AI(인공지능), 6G(6세대 이동통신) 등과 함께 회사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걷고 있다.

 

현재 삼성은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위탁개발(CDO) 영역까지 발을 넓혀 ‘바이오 초격차’를 확보해 최고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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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1위서 CDMO 왕자로 도약 꿈꾼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2010년 '바이오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선정하고 그 이듬해인 2011년 인천 송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를 설립해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다.

 

삼바는 출범 당시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삼았다. 

 

당시 삼바는 의약품을 자체 생산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해 의약품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산은 아웃소싱(외주)에 맡기는 제약사와 주로 거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이를 토대로 삼바는 2018년부터 속도, 품질, 효율 및 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앞세워 △세포주 배양·정제 공정 △분석법 개발 및 제형 개발 등을 모두 아우르는 위탁개발 사업에도 진출했다. 

 

삼바의 성장은 파죽지세를 보였다. 삼바는 매출 기준으로 △2016년 2946억원 △2017년 4646억원 △2018년 5358억원 △2019년 7016억원 △2020년 1조1648억원 △2021년 1조5680억원 △2022년 3조13억원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에 따라 삼바는 창사 7년 만인 2017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반기 매출이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 후 연간 매출액 3조원을 돌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매출 3조원 벽을 무너뜨린 곳이 삼바가 처음이다.

 

삼바 관계자는 “2022년 미국발(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통화정책 등으로 경제 위기를 맞았다"며 "그러나 삼바는 선제적인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입어 세계 1위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을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 바이오 산업 수익을 높인 또 다른 한축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가 있다. 에피스는 2012년 삼바와 미국 바이오젠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과 상용화를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삼바의 100% 자회사로 공식 편입됐다. 

 

지난해 에피스 실적은 매출 9463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11.7%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315억원으로 2021년 대비 20.1% 증가했다. 

 

삼성은 에피스가 가진 역량·노하우가 삼바와 만나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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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사장)는 올해 지속 성장을 위한 3대 축(생산능력· 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확장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사진 = 삼성바이오로직스]

 

 ■ 이재용 회장, 바이오 산업에 7조5000억 투자해 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생산능력 등 ‘3대 축’ 확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래 전부터 바이오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아시아 지역 연례 경제포럼)에서 “삼성은 IT(정보기술), 의학(medicine), 바이오(biologics)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러한 혁신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로 세계적 바이오 기업 반열에 오른 삼바는 올해 지속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생산능력 등 ‘3대 축’ 확장에 집중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바는 지난해 위탁개발 사업과 관련해 인간 항체와 비슷한 비대칭 구조로 안정성과 결합력을 향상시킨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을 출범했다.

 

안정성과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이중항체 한계를 극복해 의약품 위탁개발부터 위탁생산까지 엔드 투 엔드(End-to-End·일괄)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약 후보 물질 선별 기술 ‘디벨롭픽(DEVELOPICK)’을 론칭해 고객사와 네트워킹을 넓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에스듀얼과 디벨롭픽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위탁생산 사업과 관려해 삼바는 대량 상업생산을 위한 mRNA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특히 영업경쟁력에서 초격차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내 지리적 거점을 넓힌다. 이는 위탁개발 사업에서 미국 파트너사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0년 문을 연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 센터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세일즈 오피스에 이어 뉴저지주에도 세일즈 오피스를 개설할 예정이다. 뉴저지는 제약바이오의약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 ‘빅파마(Big Pharma)’가 자리잡은 곳으로 고객과의 소통 채널로 활용하기에 뛰어나다. 

 

이 밖에 삼바는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장 증설도 계획 중이다.

 

삼바는 현재 제1바이오캠퍼스 내 1공장 3만L, 2공장 15만4000L, 3공장 18만L 규모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부분 가동에 들어가 24만L 규모 4공장까지 더해지면 올해 1~4공장 생산 규모가 총 60만4000L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4공장은 전 세계 8개 제약업체와 11종 약품 판매를 위한 계약 체결을 마쳤으며 이와 별개로 26개 이상 잠재 고객사와 34종이 넘는 위탁생산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2바이오캠퍼스를 추가로 세워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1.5배가량 더 키운다. 이는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과 차세대 의약품 기술 기업 육성을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새 캠퍼스의 부지면적은 35만7366㎡(약 10만8103평)로 1~4공장이 있는 기존 캠퍼스의 1.3배(27만4000㎡)에 이른다. 투자 규모도 3조6000억원이 투입된 기존 캠퍼스의 2배에 달하는 7조5000억원이다.

 

존림 삼바 대표이사(사장)는 “올해 4공장을 필두로 수주활동에 적극 임하고 제2바이오캠퍼스를 통한 생산능력 확장도 추진할 것”이라며 “항체약물접합체(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을 통해 CDMO 포트폴리오를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 림 대표는 또 “세계적인 고객사가 모여있는 주요 도시에 거점지를 만들어 3대 축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2년 3590억달러로 이는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약 30%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항체의약품은 2022년 2083억달러이며 연평균 12% 성장해 2032년에 647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항체의약품 CMO 시장은 2021년 120억달러에서 연평균 13.1% 성장해 오는 2030년 38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 때 상업 생산에 특화된 C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분가동 중인 4공장을 제외한 삼바 캐파(생산능력)는 인하우스,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어 3위”라며 “그러나 4공장이 추가되면 전체 2위, CDMO 업체 가운데 1위로 등극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4공장 수주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5공장 착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5·6 공장이 추가되면 생산 능력을 토대로 한 삼바의 CDMO 1위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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