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 복귀 과정에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회사) 측은 방역 완화에 따라 운영시간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논의 부재 등을 이유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변경하는 지침을 사내에 공지한다. 

은행권은 2021년 7월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앞뒤 30분씩 총 1시간 단축했다. 국내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 조치에 동참하겠단 이유였다. 

같은 해 10월 은행권 노사는 영업시간 정상화 조건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을 설정했다. 거리두기와 다중이용시설 제한은 일찍이 해제된 바 있다. 

마지막 남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역시 오는 30일부터 권고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 노사는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고 영업시간 정상화 일정을 조율했으나 진척이 없었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개점 시간에 대해선 노사가 입장차를 보였다. 은행 측은 원래로 오전 9시를, 노조 측은 오전 9시 30분을 각각 요구했다. 

당초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했다. 다만 노조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은행이 영업시간 정상화를 강행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노사 합의가 없어도 영업시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외부 법률 자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은행들이 금융당국 압박에 못이겨 노사 합의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바뀐 노동 환경을 반영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오는 30일부터 은행은 오전 9시부터 열지만, 영업시간 정상화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에서 “사측은 답정너 논의 말고 합리적 토론에 나서라”며 “시간을 가지고 노사 공동으로 현 영업시간의 효율성과 문제점을 모두 검토한 뒤 바꿔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