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3%대도 가능” 금리 내린 특례보금자리론···무용론 딛고 흥행할까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앞두고 금리 0.5%p 내려
은행권 주담대 금리 인하에 무용론 의식한 듯
우대금리 모두 받으면 연 3%대··조건 까다로워
시장금리 하락 전환하면 경쟁력 후퇴도 불가피
중도상환수수료 면제·DSR 미적용 정책은 긍정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9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소득 제한 없이 5억원까지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출시 직전 인하됐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제기된 정책 상품 무용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도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 자체는 제고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최저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 건 걸림돌로 작용한다. 주택 가격과 필요 한도 등을 고려한 상품 선택이 필요하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오는 30일 출시 예정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기존 대비 0.5%포인트(p) 인하했다. 시장금리 상황 등을 반영한 금리 조정이라고 주택금융공사는 설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통합해 1년 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정책 상품이다. 주택 가격 9억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서민·실수요자의 금리 변동 위험을 덜어주고자 고정금리로 실행된다.
이번 금리 인하에 따라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대출 기간에 따라 연 4.25~4.55%로 조정됐다. 주택 가격 6억원·합산 소득 1억원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는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15~4.45%다.
주택금융공사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내린 건 시장에서 제기된 무용론을 반영한 결과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차주 이자 부담 절감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내리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경쟁력도 급격히 약화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높은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자, 부랴부랴 이자율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4~6.96%로 집계됐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4.13% 수준으로, 특례보금자리론과 사실상 엇비슷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나오는 정책 상품인 만큼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처음 금리가 너무 높게 설정돼 비판이 나왔다”며 “이번 금리 인하로 어느 정도 시중은행과 밴드는 맞춰졌다”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여러 우대금리로 금리 경쟁력을 더할 수 있다. ▲인터넷 전자 약정 방식 신청 0.1%p ▲저소득 청년 0.1%p ▲신혼가구 0.2%p ▲사회적 배려층 0.4%p ▲미분양 주택 0.2%p 등의 우대금리 항목이 있다.
만약 모든 우대금리를 받는다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3.25%까지 내려간다. 다만 신혼 기간이나 자녀 수, 합산 소득 등 우대금리 조건 충족이 매우 까다로운 건 걸림돌로 작용한다.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건 극소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시중은행 대출금리 향방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10~50년 동안 금리가 묶이는 만큼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하향 추세를 이어가면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다. 정책 상품으로서 매력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혜보금자리론 금리가 향후 추가 인하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3월부터는 매월 시장금리 및 재원 상황 등을 감안해 필요 시 기본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을 고려 중이라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정책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주담대에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는 경우나,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다가 계약 기간 이전에 상환하는 경우 수수료가 없다.
또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으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주택 가격(6~9억원 이하) 조건만 충족한다면 5억원까지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금리 못지 않게 한도가 중요한 고객에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5억원 이상 필요한 고객은 어쩔 수 없이 은행 상품을 이용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특례보금자리론도 눈여겨 볼 것”이라며 “은행 창구에서는 주택 가격과 한도 등 여러 조건을 반영해 상품 추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단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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