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1.12 07:24 ㅣ 수정 : 2023.01.12 07:24
KRX 증권, 올해 들어 6.3% 상승 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證 등↑ 정부 정책·국고채 안정에 힘입어 "리스크 완화에도 투자 신중해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 한 해 업황 부진에 하락세를 거듭했던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가 새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강세는 최근 정부 지원과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고, 실적 회복도 시장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KRX증권 지수는 590.66으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555.64) 대비 6.30%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51%)을 웃도는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가 9.76% 상승해 가장 크게 올랐고, 뒤를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9.05% 뛴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도 7.58%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주는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부진에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며 실적이 급감했다. 또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 가치 하락으로 입은 실적 타격도 컸다.
게다가 하반기 들어서는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악화되기도 했다.
이에 KRX증권 지수는 지난해 28.98%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4.89% 내린 것과 비교해서 4%포인트 넘게 더 떨어졌다.
이처럼 약세를 이어오던 증권주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정부의 시장 지원과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 PF에 대한 부실 위험과 실적 불확실성이 감소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4%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대 중반까지 내려온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실적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증권주에 대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잠재적 리스크 완화로 증권사의 실적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지만, 지난 3~4년간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경색돼 있는 유동성 문제가 완화된다면 PF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도 당연히 진행될 것인데, 이에 신용 리스크는 완화된 것이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대부분의 수익원의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지난해의 낮은 기저로 인해 증가하겠으나 악화된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수익성은 과거 대비 악화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증권사 영업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증권주에 투자한다면 부동산 PF나 보유투자자산의 손상 이슈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들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도 내다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NH투자증권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내놨다.
백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우 작은 북 비즈니스(대체투자·비상장투자 등)와 안정화된 자기자본투자(PI) 수익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다른 증권사 대비 선방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래에셋증권은 PF 관련 수익 비중이 10% 내외로 상대적으로 낮고 운용손익이 선방하고 있으며, 중기 주주환원정책인 30% 이상 주주환원율 유지 방침도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증권은 수 년 간 증권 업종 내 우수한 배당성향을 보여 왔으며, 보수적 투자자산 내역상 재평가 관련 손실이 제한적인 점도 긍정적"이라며 "다만 NH투자증권의 경우 IB(투자은행) 및 PF 관련 매출 감소와 투자자산 관련 재평가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